“구단과 선수 간에 다소 입장차가 있음을 확인했다. 다음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
LG가 낙관했던 이대형(30)과의 계약이 쉽게 풀리지 않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속팀 우선협상기간 마감까지 이틀 밖에 남지 않았으나, 14일까지 FA 계약을 체결한 이는 강민호 한 명 뿐이다. 이러다간 가장 선수이동이 많은 스토브리그가 될지도 모른다.
LG와 이대형은 14일 잠실구장 사무실에서 2차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협상을 맡고 있는 송구홍 운영팀장은 물론, 김기태 감독까지 이대형과 재계약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양 측은 온도차만 느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2013시즌 타율 2할3푼7리 도루 13개(도루 성공률 59.1%)로 부진했던 이대형이기에 계약은 순조로울 듯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LG측이 내건 정확한 계약조건을 알 수는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돌아보고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대형 또한 이틀 후 영입경쟁에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올 겨울 FA 영입을 위해 두둑하게 실탄을 장전한 모 팀이 이대형을 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LG에서 내건 계약조건보다 2배 많을지도 모른다”고 이대형도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
시장 상황도 그렇다. 이용규와 이종욱, 두 국가대표 외야수가 FA 시장에 나왔고, 외야진 보강을 원했지만 이들을 놓친 팀이 이대형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용규와 이종욱의 친정팀인 KIA와 두산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16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대형에게 시선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타격만 놓고 보면 이대형이 이용규·이종욱 수준은 아니다. 통산 타율도 이대형의 2할6푼1리는 이용규의 2할9푼5리, 이종욱의 2할9푼3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현역 최다 도루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대형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또 다르다. 이대형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알려진 모 팀의 관계자는 “수비 범위가 넓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우리 팀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대형이 팀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바라봤다.
강민호의 나비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포지션도 다르고 그동안의 활약에도 차이가 있지만, 최대어의 사상 최고액 계약으로 올 겨울 많은 FA들이 잭팟을 바라보고 있다. 강민호와 동일한 조건은 아니더라도, 시장에 나가면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엄격하게 템퍼링를 단속하고 있다고 해도, 타구단 관계자의 지인과 선수의 친인척을 통한 계약논의까지는 막을 방도가 없다. 실제로 FA들은 자신이 시장에 나갔을 때 어떠한 대우를 받을지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송구홍 운영팀장은 14일 이대형과 면담을 마친 후 “서로 원하는 것에 대한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다. 여전히 긍정적인 상황이라 봐달라”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LG는 늦어도 마감일인 16일 오전까지 3차 협상에 임할 계획. LG가 변수로 떠오른 이대형과의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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