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을 치르는 두 감독이 나란히 실험에 나선다. 하지만 노림수도 풀어가는 방식도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2014 브라질월드컵 톱 시드 국가인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에 올라있는 강호다. FIFA 랭킹으로만 보자면 홍명보호가 상대한 그 어떤 나라보다 우위에 있다.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는 많지 않아도 방심할 수 없는 팀이다.
두 감독 모두 목표는 명확하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이번 경기서 실험을 원한다. 11월 A매치데이가 끝나면 올해는 더 이상의 평가전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자신들의 구상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자 이번 경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같은 노림수, 면역을 키워라
서로를 선택한 노림수도 확실하다. 홍명보호는 유럽팀에 대한 면역이 필요하다. FIFA 랭킹에 따라 톱 시드가 배분되면서 잉글랜드, 네덜란드 등 유럽의 강호들이 톱 시드를 받지 못했다. 본선에 진출한 홍명보호가 최소 한 팀 이상의 유럽팀과 같은 조가 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홍 감독이 새로운 실험보다 "한국 축구가 유럽국가를 상대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유럽의 강팀들과 상대하는 만큼 지금의 전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면역력 증강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스위스도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은 "한국에 온 이유는 새로운 시도와 경험을 위한 것"이라며 그 이유로 아시아 축구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한국, 일본 등 월드컵 무대에 꾸준히 진출한 아시아팀과 본선에서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아시아 축구를 경험해보겠다는 의도다.
▲ 다른 노림수, 발전과 시도
하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홍 감독의 최우선 실험 포커스는 공격진에 맞춰져있다. 출범 이후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원톱 공격수의 부재와 골 결정력 부족을 이번 경기서 확실하게 실험하고자 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 물오른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김신욱(울산)을 재발탁한 이유다. 여기에 분데스리가 지난 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레버쿠젠)도 있다.
브라질이나 크로아티아처럼 특출난 스타 선수는 없지만 조직력이 뛰어난 스위스를 상대로 수비진이 어떻게 공격을 막아낼지도 홍 감독의 관심사다. 김신욱-손흥민 조합과, 조직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유럽팀을 상대로 한 수비진의 대응은 이번 스위스전 최대의 승부처다. 특히 김신욱-손흥민 조합은 공격에서 확실한 카드를 쥐지 못한 홍 감독이 짧은 시간 내 팀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택한 실험이다.
반면 히츠펠트 감독은 보다 여유가 있다. 팀을 맡아 꾸린지 얼마 되지 않은 홍 감독과 달리 히츠펠트 감독은 2008년 스위스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충분한 실험을 통해 팀을 완성시켰다. 그 스스로 "내가 부임한 이후 64명의 선수들을 관찰해왔고 우리 팀은 충분히 강해졌다"고 자신감을 보일 정도다.
충분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대표팀을 꾸린 히츠펠트 감독이지만, 이번 경기서는 부상으로 인해 나서지 못한 셰르단 샤키리(바이에른 뮌헨) 스테판 리히슈타이너(유벤투스), 요한 주루(함부르크) 등을 대신할 선수들을 점검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될 예정이다. 히츠펠트 감독은 "파비안 루스텐베르거(헤르타 베를린) 파이팀 카사미(풀햄)처럼 예선전을 거치며 기용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예고했다. 그동안 주전으로 나서지 못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월드컵에 대비하는 플랜 B를 실험해보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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