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은 비가 왔어야 했다.
이날 정오 공개된 싱어송라이터 이적의 정규5집 '고독의 의미'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최근 음원사이트에 등장한 신곡 중 가장 진한 고독감과 상실감을 그려내고 있다. 한창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이별이 하고 싶어질만큼 센치한 감성을 담아낸 이 곡은 가을비가 내리는 날 들으면 더 없이 좋을, 오랜만에 등장한 깊은 발라드다.
노랫말을 음미하면 쓸슬한 놀이터에 홀로 남겨진 어린 아이가 떠오른다.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있으라 말했었잖아. 거짓말..'로 이어지는 가사는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슬픈 장면 중 하나인, 버려진 아이를 연상케 한다. 나이 마흔에 맞닥뜨리는 고독의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는 이적이 타이틀곡을 통해 찬 바람 속 홀로 남겨진 고독을 그려냈다는 점은 흥미롭다.

노래는 최대한 심플한 피아노 선율 속에 이적의 쓸쓸한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화려한 편곡도, 일명 '뽕끼'도 없는 이 곡은 최근 음원차트 트렌드와는 확연히 궤를 달리한 상태. 후반부 감정을 휘몰아치는 상투적인 발라드 공식이나,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이별 가사가 없어 오히려 신선하다.
그래서 이 곡의 음원 성적이 어떨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에 '곡빨'을 좀 받았다고 자부하던 이적은 "최근 차트곡들과 함께 들으면 매우 튀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감성을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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