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슬링 부활은 우리에게 맡겨라. 14년 만에 레슬링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온 영웅들을 만났다. 주인공은 바로 김현우(25, 삼성생명)와 류한수(26, 삼성생명)이다.
어느덧 찬바람이 쌩쌩 불어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하지만 삼성STC는 훈련열기로 가득했다. 지난 9월 헝가리에서 열린 2013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14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레슬링 간판스타 김현우와 류한수도 훈련에 한창이었다.
레슬링은 올림픽보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더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두 선수의 감회도 새로울 법하다. 김현우는 “세계선수권이 더 힘들다고들 해요. 체급을 올려서 나간 대회라 솔직히 금메달 생각은 없었어요. 기분이 너무 좋았죠. 중학교때부터 훈련을 같이 한 한수 형이랑 같이 따서 더 기뻤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류한수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체급을 올려 태극마크를 단 66kg급에서 세계정상을 밟아 의미를 더했다. 남자레슬링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1999년 김인섭 삼성생명 코치 이후 처음이다. 김 코치는 류한수가 금메달을 따도록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류한수는 “존경하는 코치님이 자기 일처럼 기뻐하시더라고요. 큰 힘이 됐죠”라며 기뻐했다.
최근 레슬링은 올림픽 정식종목서 제외됐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류한수는 “저희도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사이에 레슬링이 올림픽 정식종목에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었죠. 앞으로 레슬링이 활기를 충분히 찾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며 반겼다.
최근 레슬링은 올림픽을 의식한 공격적인 룰 개정을 단행했다. 1분 동안 공격이 소극적일 경우 가차 없이 페널티가 주어진다. 바뀐 규칙은 지구력이 좋은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
김현우는 “아마 태릉선수촌에서도 레슬링이 운동이 가장 고될 겁니다. 운동량은 많다고 자부하죠. 유럽선수들이 힘이 어마어마하지만 지구력에서는 우리가 앞섭니다. 공격적인 룰 개정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고 금메달 딴 비결을 밝혔다.
두 선수는 레슬링 부활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각오로 똘똘 뭉쳤다. 김현우가 “무한도전에 꼭 한 번 나가고 싶어요. 불러만 주면 잘할 자신 있죠”라고 말하자 류한수는 “저는 런닝맨에 한 번 나가보고 싶어요. 뛰는 건 자신 있어서 5분이면 다 잡을 것 같은데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두 선수를 조련해낸 안한봉 국가대표 레슬링 그레코로만형팀 안한봉(45) 감독은 14일 포르투갈에서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선정하는 올해의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두 선수가 세계선수권 동반금메달의 쾌거를 달성한 덕분이었다. 두 선수는 “인천 아시안게임서도 금메달을 따서 감독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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