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를 신청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포수는 역대 최고대우를 받고 팀에 남았고,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포수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포수까지 건재하다. 롯데가 진짜 포수왕국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롯데는 지난 13일 강민호와 4년 동안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10억원)을 지급하는 FA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FA 최고액(종전 심정수, 4년 60억원)을 가뿐하게 경신하는 액수였고, 강민호는 이번 계약으로 한국 프로야구 연봉 랭킹 2위까지 뛰어 올랐다. 김태균(15억원,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연봉 10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포수걱정 없이 한 해를 보낸 구단은 롯데와 두산 정도였다. 강민호라는 공수겸장의 선수를 가져 2005년 이후 포수걱정 없이 팀을 꾸렸던 롯데는 강민호와 2017년까지 계약을 맺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포수걱정은 덜어놓게 됐다. 게다가 강민호의 연봉이 1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는 그의 기량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앞으로 최소 7~8년 안방걱정은 안 해되 된다.

강민호 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장성우까지 경찰청에서 한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2008년 롯데 1차지명 출신인 장성우는 1군에서 뛴 3년 동안 통산 169경기 2할3푼1리 2홈런 25타점을 기록했지만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경찰청에 입대,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특히 장성우는 올해 퓨처스 북부리그에서 88경기에 출전, 타율 3할8푼2리 13홈런 7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타격과 타점 타이틀을 차지한 장성우는 지난 4일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값진 트로피 두 개를 들었다. 이제까지 퓨처스리그 타격왕은 1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2년 동안 경찰청 주전포수로 활약하면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이제는 어느 팀에서든 주전포수로 뛸 만큼 기량을 쌓았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여기에 용덕한이라는 자원까지 있다. 장성우의 군입대 후인 2012년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용덕한은 수비형 포수로 롯데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2012년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서는 강민호가 부상으로 빠지자 철통수비에 의외의 타격솜씨까지 뽐내면서 시리즈 통과를 이끌었고, 올해는 시즌 초 강민호가 부상으로 잠시 2군에 내려갔을 때 그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웠다.
이제 롯데는 내년 1군 포수를 몇 명으로 꾸릴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한 자리는 강민호가 맡아놨다고 봤을 때, 1군 포수를 2명으로 꾸리면 장성우와 용덕한이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보통 1군에 포수 2명을 두는 걸 감안하면 이번 겨울부터 롯데 포수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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