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체결’ 이병규, 남은 것은 LG 우승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15 14: 38

LG 프랜차이즈 최고의 타자 이병규(9번‧39)가 평생 LG맨으로 남게 됐다.
LG는 15일 이병규와 두 번째 FA 협상 테이블을 차린 후, 3년 총액 25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병규는 1997년 LG 입단 후 2016년까지 LG 유니폼만 입게 됐다. 2007년부터 2009년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제외하면 16년 동안 LG의 주축 선수로 자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병규의 모든 것이 LG 구단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이병규는 33년 LG 역사에서 타율(3할1푼4리) 홈런(158개) 타점(938점) 득점(966점) 부문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프로 1년차부터 타율 3할5리로 순식간에 프로 적응을 마쳤고 3년차인 1999시즌에는 30홈런 31도루로 30-30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무릎 수술로 44경기 출장에 그친 2003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안타 100개 이상을 때려냈다. 2013시즌 최고령 타격왕과 사이클링히트, 10타석 연속 안타 등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히팅 머신’이다. 골든글러브도 6차례나 수상하며 외야수 중 최대수상자다. LG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이병규고, 이병규하면 떠오르는 팀이 LG다. 
단순히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만 빛난 게 아니다. 2012시즌 LG 최초의 민선주장으로 뽑히며 10년 암흑기 탈출에 앞장섰다. 2012년 1월 입명 당시 “LG 트윈스를 놓고 모래알, 모래알 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단한 바위로 만들겠다”던 약속을 실천, 2013시즌 LG를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았다. 
이제 이병규에게 남은 것은 우승반지 단 하나다. LG에서 한국시리즈 무대만 3번 밟았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병규가 우승을 경험한 것은 2007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시절이 유일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모두 강팀이 아니었기에 아마추어 시절에도 이병규는 우승과 거리가 있었었다.
이병규는 지난 2월 주니치 우승 당시를 회상하며 “우승이란 것을 처음해서 기뻤다. 그냥 마냥 기뻤던 것 같다. 우승하니 파티도 하고 우승 여행도 가고 보너스도 나왔다. 우승이 이렇게 대단한 것임을 느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병규는 “한 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우리 선수들과 이룬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좋은 것을 ‘LG가 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며 “당시 코나미컵에 SK가 왔는데 LG가 왔으면 정말 기쁘고 좋았을 텐데 싶더라. 언젠가 LG에서 다시 우승하면 주니치 때보다 훨씬 기쁠 것 같다.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우승하면 말 타고 돈다고 한 적이 있다. 우승하면 진짜로 말 타고 외야 돌 거다”고 웃었다. 
이병규는 지난 4일 시상식에서 타격왕을 수상하면서도 “LG가 정상에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평생 LG맨으로 남게 될 이병규의 정점은 역시 LG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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