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9번‧39)가 LG와 FA 계약에 성공, 평생 LG맨이 되면서 스토브리그 두 번째 계약자가 됐다.
LG 구단은 15일 이병규와 3년 25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병규는 1997년 LG 입단 후 2016년까지 LG 유니폼만 입게 됐다. 2007년부터 2009년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제외하면 17년 동안 LG의 주축 선수로 자리하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병규의 계약이 단순한 예우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껏 대부분의 노장 FA들은 당시의 실력이 아닌 팀에 공헌해온 과거 활약에 포커스를 맞춰 FA 계약을 체결해왔다. 하지만 이병규는 여전히 FA 최대어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2013 페넌트레이스의 주인공은 L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LG의 중심인물은 이병규다. 시즌 타율 3할4푼8리로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으며 74타점으로 팀 내 1위, 득점권 타율 4할2푼6리는 리그 전체 1위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4월 한 달을 결장했고 LG 또한 냉탕과 온탕을 오갔으나, 5월초 이병규가 복귀하고 5월 중순부터 맹타를 휘두르면서 LG의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됐다. 특히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이었던 10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2타점 결승 2루타를 터뜨려 직접 팀을 2위‧플레이오프 직행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병규는 불혹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나는 매일 그라운드에 나가서 경기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매일 경기에 나가려면 주전이 되어야한다. 때문에 신인 때부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다 노력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병규는 LG 선수 중 가장 빨리 잠실구장에 왔다가 제일 늦게 나갈 때가 많다. 올해도 5월초 부상에서 회복하고 1군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배팅스피드를 찾기 위해 경기 전후로 개인훈련 시간을 늘렸다. 김기태 감독 또한 이병규가 연습 타격을 하는 것을 보며 “병규가 많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잘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연습때 어떻게든 배팅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바 있다.
이병규는 “매년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고 도전을 받는다. 언제나 경쟁인 것이다. 항상 경쟁에서 처지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명심하며 연습과 경기에 임한다. 신인 때부터 변하지 않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그라운드 위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LG와 함께할 이병규의 향후 3년 또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화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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