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드디어 김신욱(25, 울산)의 활용법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스위스와 평가전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역전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홍명보호 출범 이후 3승 3무 3패를 기 록하게 됐고, 스위스는 A매치 무패 행진이 14경기(10승 4무)서 중단됐다. 한국은 오는 16일 아랍에미리트로 떠나 19일 러시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그 동안 한국의 최전방자리는 홍명보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김신욱, 김동섭 등 국내파들과 지동원 등 해외파 중 누구도 만족할 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 취임 후 최전방 공격수가 넣은 골은 단 한 골도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이 해외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K리그서 18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신욱을 다시 불렀다. 김신욱은 이번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브라질 행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김신욱은 최전방공격수로 선발명단에 포함됐다. 초반 출발이 좋았다. 전반 13분, 프리킥기회서 기성용이 찬 킥이 김신욱이 머리에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김신욱의 헤딩골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아쉽게 이청용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은 무효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김신욱에게 원하는 바로 그 플레이였다.
김신욱은 장기인 제공권 장악도 좋았다. 손흥민, 이청용 등이 전방으로 침투했을 때 2선에서 공중볼을 잡아 연결해주는 링커역할도 충실했다. 코너킥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상대 수비가 김신욱에게 집중됐다. 전담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다른 선수들의 머리를 겨냥해 골을 노렸다. 홍명보호가 찾은 또 하나의 김신욱 활용법이었다.
후반 12분 김신욱은 좌측면에서 이근호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근호의 헤딩슛은 디에고 베날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4분,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수비수들은 장신 김신욱에게 몰렸다. 이 때 2선에서 쇄도하던 홍정호는 아무도 없는 문전에서 헤딩으로 가볍게 만회골을 터트렸다. 김신욱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터지기 어려운 슈팅이었다.

김신욱은 후반 20분 이근호의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타이밍은 좋았지만 공이 발에 제대로 맞지 않아 방향이 어긋났다. 김신욱은 강력한 헤딩슛을 앞세워 상대 골키퍼와 공중볼을 다투는 등 시종일관 스위스 문전을 위협했다. 김신욱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신욱은 후반 37분 윤일록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후반 41분 이청용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한국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게 됐다. 비록 골맛은 보지 못했지만 김신욱은 홍명보호에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다. 홍명보 감독은 극적인 승리와 함께 김신욱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소득을 거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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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