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신청을 한 선수들과 원소속팀과의 첫 번째 협상 기회가 마지막날을 맞았다.
FA를 신청한 16명의 선수들은 16일까지 원소속팀하고만 계약을 할 수 있다. 보기 드물게 스타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스토브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롯데 포수 강민호가 역대 FA 최고액을 경신하며 4년 총 75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LG 이병규가 15일 3년 25억5천만원, 장원삼과 박한이(이상 삼성)가 같은 날 4년간 각각 60억원과 28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나머지 12명 중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인 윤석민(KIA)을 제외한 11명의 선수들은 마지막인 16일까지 원소속팀과의 협상을 마무리짓지 않으면 17일부터 일주일간 다른 8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에 나설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원소속팀을 포함한 모든 팀과 만날 수 있지만, 처음 원소속팀 우선 협상 기간 중 한 번 협상이 결렬된 선수는 조건 때문이든 감정 때문이든 원소속팀으로 다시 돌아가기 쉽지 않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던 친정팀에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를 놓고 16일 각팀에서는 치열한 막판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선수들이 원소속팀과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이번 FA 시장은 타팀으로 몸값을 판단하기 위해 나오는 선수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 등 앞서 터진 여러 건의 대형 FA 계약도 남은 선수들의 몸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두산이 세 명의 FA와의 집단 협상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손시헌과 이종욱, 최준석 모두 자신의 포지션에서 팀에 큰 공헌을 해온 선수들이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의 특성상 이들의 자리를 모자라나마 메워줄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선수들과의 입장차를 좁히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헌도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선수들과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구단의 차이도 자리하고 있다.
한화의 박정진, 한상훈, 이대수 역시 구단과의 분위기가 냉랭하다. 세 선수는 과열된 이번 FA 시장에서 오히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오히려 다른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에 대한 선수들의 서운함과 시장 가치의 차이가 협상 테이블을 어색하게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세 선수 모두 다른 팀에 가기 어렵다는 점도 구단이 '갑'이 되는 요인이다.
한 술 더떠 KIA 이용규는 "구단의 협상 의지가 없다"며 광주를 이미 떠났다. KIA는 부랴부랴 "서울에서 면담을 통해 끝까지 이용규와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용규는 지난해 김주찬이 4년 50억에 KIA에 오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다른 팀들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는 이용규는 구단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 정근우 역시 구단과의 3번째 만남에서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LG 이대형과 권용관도 스타 플레이어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서 구단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시장에 나와 자신의 몸값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을 원하는 팀이 만약 없다면 친정팀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지막날 친정팀과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롯데 좌완 강영식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FA 계약 소식과 결렬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첫 관문이 끝난다. 올해도 예년처럼 원소속팀 협상 기간 막판 계약 소식이 물밀듯이 들어올 것인가. 아니면 시장으로 자신의 몸값을 알아보기 위해 뛰쳐나오는 선수들이 늘어날 것인가. 선수들과 각팀들의 주판알이 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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