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확실한 양쪽 날개를 달고 비상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역전골에 힘입어 스위스와 2-1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서 당했던 0-2 패배를 7년 만에 갚은 설욕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측면공격수자리에 좌측 손흥민, 우측 이청용을 각각 선발로 출전시켰다. 지난 10월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3-1 대승을 이끌었던 최강조합이었다. 드리블과 개인기가 뛰어난 두 선수는 견고한 스위스 수비진을 상대로 쉴 새 없이 측면을 누볐다. 손흥민이 화려한 발재간과 개인기로 기회를 엿봤다면 이청용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스위스 수비진은 손흥민에게 집중적으로 태클을 걸며 심한 견제를 걸었다. 그만큼 손흥민이 위협적인 선수라는 뜻이었다. 손흥민은 몇 번이나 넘어졌지만 개의치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청용의 활약은 화룡점정이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위기였던 후반 41분 이근호가 올린 공을 이청용이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주장완장의 무게감에 어울리는 값진 골이었다.
결국 좌우 측면이 살아난 한국은 후반전 두 골을 몰아치며 2-1 역전승을 이뤘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신욱은 제공권 장악은 물론, 후방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링커 역할도 충실히 했다. 홍명보호는 스피드와 높이의 조화를 갖춘 이상적인 조합을 찾았다. 중앙공격수로 나선 김보경만 제 몫을 했다면 더할나위 없었다. 후반에 조커로 투입된 이근호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그 동안 홍명보 감독은 측면공격수 자리에 손흥민, 이청용 외에 김보경, 구자철 등 여러 선수를 시험했다. 이번에 선발한 지동원의 경우는 원톱이 아닌 측면공격수로 활용할 목적으로 뽑았다. 하지만 스위스전 맹활약으로 좌우측면자리는 사실상 손흥민과 이청용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스위스전 승리 후 홍명보 감독은 “우리 팀에 있는 선수는 모두 선발로 나올 자격이 있다. 상대 전술과 스타일에 맞춰 선발출장을 시키겠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고 뛰고 싶어 한다. 어떤 선수든 100% 임무를 수행하려는 노력을 확인했다”며 아직 무한경쟁을 주창하고 있다.
아무리 손흥민과 이청용이라도 100% 주전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활약이 홍명보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호랑이의 확실한 양 날개가 된 두 선수는 19일 러시아전에서도 선발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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