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송삼봉 단장은 "외부 FA 영입은 절대 없다"고 못박았다.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금액보다 선수가 생각하는 금액이 더 높았다"는 게 그 이유다. 한때 '스토브리그 최고의 큰 손'으로 불리던 삼성은 이번에도 한 걸음 물러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송 단장은 "내부 FA는 무조건 잡겠다"고 공언했다. 송 단장은 FA 자격을 취득한 장원삼(투수)과 박한이(외야수)에게 "백지수표에 원하는 금액을 적어서 달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그리고 삼성은 15일 오후 '원 소속 구단 우선협상 기간 내에 장원삼, 박한이와의 FA 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부 FA 잔류에 중점을 둬온 삼성은 장원삼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30억원, 연봉 7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 총액 60억원이다. 8년차 대졸 FA 자격을 얻은 뒤 공시 명단에 오른 장원삼은 이로써 향후 4년간 삼성 선수로 뛰게 됐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박한이도 향후 4년간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는다. 그는 두 번째 FA 협상에서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10억원, 연봉 4억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총액은 28억원.
삼성의 집안 단속이 주는 의미는 크다. 팀내 핵심 선수인 장원삼과 박한이가 내년에도 삼성에서 뛰며 전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야구에 만약이라는 건 없지만 오승환에 이어 장원삼과 박한이까지 전력에서 이탈했다면 그 파장은 아주 컸다.
전력 유지 차원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FA 자격을 얻게 되는 윤성환, 안지만, 권혁(이상 투수), 조동찬(내야수)과의 협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내년부터 10구단 kt 위즈가 FA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으나 장원삼과 박한이의 사례처럼 '팀내 공헌도가 높은 선수는 확실하게 대우해주겠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에 인색했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1년부터 줄곧 삼성에서만 뛰었던 박한이는 4년 계약을 맺으며 '푸른 피의 사나이'가 됐다. 이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열심히 하면 박한이 선배처럼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집안 단속을 마친 삼성이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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