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킥+볼배급’ 기성용에 더 이상 야유는 없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1.16 09: 43

역시 기성용(24, 선덜랜드)은 축구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청용의 역전골에 힘입어 스위스와 2-1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호는 지난 10월 말리전 3-1 승리에 이어 처음으로 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드필드진에서 기성용은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으로 장현수와 호흡을 맞춘 기성용은 특유의 안정된 볼키핑과 정확한 킥 능력을 발휘했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을 활용해 수비수를 김신욱에게 몰리게 한 뒤 후방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골을 노리라고 지시했다.

작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로 쇄도하던 홍정호가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홍정호는 수비수들의 시선을 김신욱이 사로잡은 틈을 타 여유 있게 골로 연결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시한 사항이 100% 맞아떨어졌다”면서 기뻐했다.
기성용은 전반 13분 프리킥 상황에서도 최전방의 김신욱에게 정확한 장거리 패스를 배달했다. 공은 한 치의 오차 없이 김신욱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의 오프사이드만 아니었다면 한국의 동점골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성용의 정확한 킥력을 이용한 작전수행능력이 돋보인 순간.
수비능력도 좋았다. 후반 33분 기성용은 상대의 측면돌파를 강력한 태클로 저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영상은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상영되면서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달 12일 브라질전에서 무려 201일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성용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리나라 팬들의 함성과 야유가 반반씩 쏟아졌다. 최강희 전 감독을 비판한 ‘SNS파문’으로 인해 불편한 시선이 남아있었던 것. 특히 네이마르의 프리킥 첫 골 상황에서 기성용이 제대로 점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팬들은 기성용의 실력은 인정했지만 여전히 그를 불편하게 바라봤다.
연이은 대표팀에서 맹활약으로 기성용은 확실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위스전에서 기성용을 향한 야유는 더이상 들을 수 없었다. 팬들이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제 기성용은 사실상 홍명보호 미드필드의 핵으로 자리를 굳힌 상태다.
관건은 기성용의 파트너다. 브라질전과 말리전서 높은 평가를 받은 한국영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처음 손발을 맞춘 장현수는 다소 미흡했다. 홍명보 감독은 “장현수와 기성용의 첫 경기였다.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 판단에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멤버교체를 고려하지 않았다. 장현수가 높이에서 좋은 역할 해줬고 우리 수비진 부담을 덜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19일 러시아전을 앞두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기성용의 파트너로 박종우, 고명진, 장현수 중 누구를 시험할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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