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도 인천 떠난다… SK의 FA 잔혹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6 20: 57

SK의 FA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반드시 붙잡겠다고 선언한 정근우(31)에게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놓쳤다. 왕조의 기틀을 놨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인천을 뜨는 모습이다.
SK와 정근우는 FA선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마감기한인 16일 저녁 네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SK는 구단의 최종 제시액을 공개했다. SK는 2차 협상 당시 제시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4년 총액 70억 원의 대형 계약을 제시하며 잔류를 설득했다. 하지만 정근우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근우는 80억 원을 주장하며 도장을 꺼내들지 않았고 SK는 그렇게 정근우를 놓쳤다.
물론 아직 협상의 기회가 남아 있기는 하다. 정근우는 17일부터 23일까지 SK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과 협상을 벌인다. 만약 여기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24일부터는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SK도 간절한 마음으로 이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화와 롯데, NC가 정근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한화는 매우 구체적으로 움직일 태세다. 새로운 주가 오기 전에 특정팀과의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

SK는 망연자실이다. SK는 지난해 정근우의 연봉을 5억5000만 원으로 대폭 올려주며 올 FA시장에 대비했다. 당초 지난해 김주찬이 KIA와 맺은 4년 50억 원을 기준으로 삼았으나 시장 상황에 20억 원을 더 베팅하기도 했다. 정근우가 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는 점도 있었지만 최근 이어졌던 ‘FA 잔혹사’를 끊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했다.
SK는 최근 이진영 정대현 이승호 이호준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모두 FA 자격을 행사했다. SK는 이들을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그다지 따뜻하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는 반드시 정근우를 잡아 전력 유출을 막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근우도 4년 70억 원이라는 SK의 제안을 거부한 채 시장으로 나와 이들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민은 계속된다. SK는 내년에 최대어로 손꼽히는 최정을 비롯, 김강민 조동화 박재상 이재영 임경완 김상현 등 총 7명의 소속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당장 최정 하나를 지키는 것도 어려운 마당이다. FA시장을 바라보는 SK의 시선이 복잡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