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극적으로 내부 FA 선수들을 전원 잔류시켰다. 협상 결렬 가능성이 높았지만, 마지막 날 한 번에 해결했다. 그 중심에 해결사로 나선 노재덕 단장이 있었다.
한화는 우선협상기간 하루를 남긴 15일까지 내부 FA 선수 재계약이 물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선수들은 구단이 첫 제시 조건에서 변동은 커녕 조정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마음은 내키지 않지만 시장에 나갈 의사를 보였다. 그 순간 노재덕 단장이 해결사를 자처했다.
마무리훈련 점검차 제주도에 머물고 있었던 노재덕 단장은 15일까지 내부 협상이 진통을 겪자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로 했다. 곧바로 제주도에서 대전으로 올라와 15일 밤 한상훈을 먼저 만났다. 한상훈을 보자마자 노 단장은 "우리팀에 꼭 필요하다. 넌 무조건 우리 한화 선수"라며 그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한상훈은 "단장님이 직접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까 외부 FA 뿐만 아니라 내부 FA도 신경써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단장님 말씀에 서운한 마음이 다 풀렸다"고 말했다. 15일 밤 한상훈의 마음을 사로 잡은 노 단장은 우섭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16일 박정진과 이대수까지 만나 조정을 거쳐 합의를 이뤄냈다.
박정진은 "사실 협상 마지막 날까지 올 줄 몰랐다. 단장님과 마지막으로 협상을 가졌는데 나와 이야기가 잘 됐다. 팀에 꼭 필요하다는 말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대수 역시 "내년에 꼭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노 단장의 말에 떠나려는 마음을 접었다. 그는 "직접 눈을 보며 대화하니 서로의 마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대수는 4년간 총액 20억원으로 만족스런 계약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요즘 시대에 20억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 몰라도 내게는 정말 큰 돈"이라고 기뻐했다. 한상훈도 4년간 총액 13억원에 계약했다. 그는 "시장에 나가면 내가 이 정도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까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정진도 "한화에 남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웃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 번에 해결하면 될 것을 두고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을까.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단장님이 처음에는 세게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며 협상의 기술이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과감한 담판 협상으로 내부 FA들의 마음을 되돌렸다. 깜짝 반전 드라마였다.
직접 담판 협상을 통해 내부 FA들을 모두 잔류시킨 노 단장의 시선은 이제 외부 FA에게로 향하고 있다. 특급 FA 정근우와 이용규가 모두 마지막 날까지 합의를 보지 못한 채 결국에는 시장에 나오게 됐다. '해결사' 노 단장의 협상력이 다시 필요할 때다. 노 단장은 "우리는 16일 자정이 D-데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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