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의 박학다식의 비결이 공개됐다.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고, 세탁물 보관 기록을 남기며, 과거 통장까지 모으는 그의 꼼꼼한 성격은 그가 상대를 꿰뚫는 독설로 재미를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는 MC로 다시 합류한 김구라의 집이 공개됐다. 그는 이날 매일 가계부를 쓴다는 사실과 함께 꼼꼼하게 기록한 세탁물 보관책을 보여줬다.
김구라는 “세탁소에 옷을 맡겼다가 잃어버린 적이 있어서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출연료 회수를 파악하기 위해 통장까지 모은다는 사실과 아들 김동현이 출연하는 방송을 모두 녹화했다는 것도 고백했다. 이날 김구라의 집은 소박한 인테리어와 함께 그의 꼼꼼한 성격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정말 세세하게 적은 기록물들은 김구라의 성격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 놀라울 정도의 박학다식을 자랑하는 방송인 김구라의 힘을 찾을 수 있었다. 작은 정보마저도 기록으로 남기는 그의 평소 신조와 생활 습관이 대중이 김구라를 사랑하는 요소인 ‘독설’의 밑바탕이 되고 있는 것.
김구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상대 출연자들에게 독설을 해서 재미를 안기는 진행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는 독설은 아니다. 상대 출연자의 이력이나 방송가 환경 등을 파악해서 상황에 딱 들어맞는 날카로운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이 같은 김구라의 독설은 쫀쫀한 이야기 구조가 있기 때문에 공감을 산다. 여기에 탁월한 수위 조절과 자신을 향한 공격에 발끈하면서도 포용하는 자세는 그의 독설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을 조금씩 돌려세우고 있다.
사실 김구라는 남을 공격해서 재미를 뽑아내기 위한 독설이라기보다는 시청자의 궁금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면모가 크다. 이 같은 독설의 근본적인 배경 탓에 그가 지난 해 과거 발언 논란에 휩싸인 후에도 자숙의 기간을 거친 후에 다시 방송을 재개할 수 있었다. 세밀한 정보에서 오는 독한 말은 김구라의 대체 불가능한 무기이자 장기다. 결국 평소 섬세한 정보 수집 능력과 높은 수준의 기억력이 그의 독설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