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히든싱어2', 이런 팬미팅 또 있을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1.17 07: 48

모창능력자 팬들과의 만남. 이렇게 긴장감 넘치면서도 감동이 살아 있는 팬미팅이 또 있을까.
윤도현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2'에 출연해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벌었다. 독특한 음색을 자랑하는 만큼 그와 비슷한 목소리의 모창능력자들이 있을까 의심으로 시작됐다.
대결이 시작되자 의심은 놀람으로 바뀌었다. 모창능력자 조율 씨는 '윤도현보다 더 윤도현 같은 노래 실력'으로 판정단과 게스트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윤도현과 MC 전현무 역시 놀랐을 정도. 결국 윤도현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팬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도 상당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윤도현과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이 아니었다. 대결이라기보다 팬미팅이었다. 윤도현을 만나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모창능력자 유호진 씨는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다. 유호진 씨는 2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윤도현과 대면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흐느끼는 소리가 그대로 들릴 만큼 큰 울림이었다. 말을 잇지 못했고, 윤도현은 그런 유호진 씨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유호진 씨는 "윤도현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일을 한다고 접어놨던 꿈을 보는 것 같다"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말했고, 윤도현 역시 자신에게 큰 사랑을 보내준 유호진에게 "'너무 벅차서 말을 못하겠다. 다시 음악을 더 진지하게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도현은 음악에 대한 꿈이 있는 유호진 씨에게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거다. 나도 꿈을 끝까지 가지고 살다가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하면 헛된 꿈은 심어주고 싶지 않다. 음악이 하고 싶다면 젊으니까 노력은 해보고, 해보는 과정에서 본인이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분명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유호진 씨 뿐만이 아니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올라갔던 모창능력자 장지원 씨는 윤도현 때문에 뜻이 없던 대학까지 갔다. 정지원 씨는 "콘서트에 가려면 비싸서 못 갔다. 원서비만 내면 들어올 수 있게 해줘서 가지도 않을 대학에 지원해서 윤도현 씨의 공연을 본 후 취소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아내를 만났는데 처음으로 좋아하고 프러포즈했던 노래가 윤도현의 '사랑 Two'라고 밝혔다.
윤도현은 팬들과의 만남에 울컥했다.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이 아닌, 윤도현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팬들과의 의미 깊은 팬미팅이었다. 대결을 한 윤도현도, 그 대결을 지켜 본 팬들까지도 뭉클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따뜻했던 시간이었다.
'히든싱어2'는 앞서 신승훈 편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신승훈은 '히든싱어' 사상 최초로 모창능력자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나갔던 후배, 동료들이 하는 말이 '이 정도면 되겠지' 했다가 나중에는 한 소절, 한 소절 소중하게 부르게 된다더라. 이 방송을 본 다음인 11월에 공연이 있다. 이 친구가 하는 걸 유심히 듣고 잃었던 초심을 찾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하기도 했다. 그 역시 '히든싱어2'가 단순한 방송이 아닌 팬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었던 것.
단순한 대결이 아닌, 감동이 넘치는 스토리로 끌고 가고 있는 '히든싱어2'. 이렇게 의미 있는 팬미팅이 또 있을까.
seon@osen.co.kr
'히든싱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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