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식 "나보다 비싼 선수, 모두 삼진 잡을 것"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1.17 13: 30

"계약을 맺게 돼서 일단 후련하다. 아쉬운 마음은 삼진으로 날려 버리겠다."
3년의 기다림 끝에 선언한 FA. 강영식(32,롯데 자이언츠)이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 롯데와 도장을 찍었다. 강영식은 16일 롯데와의 네 번째 만남에서 4년동안 17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3억원, 옵션 1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잔류를 선택했다. 이로써 2007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강영식은 2017년까지 롯데에서 뛰게 됐다.
강영식과 구단의 협상은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4년이라는 기간에는 합의를 했지만, 금액에서 둘은 이견을 보였다. 첫 만남에서 강영식은 19억원, 롯데는 15억원을 주장한 채 합의에 실패했다. 세 번째 만남에서 구단은 17억원이라는 새로운 금액을 제시했고, 강영식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롯데는 올해 자팀 FA를 모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계약 후 강영식은 "계약을 맺게 돼 일단 후련하다"고 말했다. 2000년 프로야구 선수가 된지 어느덧 13년,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FA 자격은 강영식에게 소중한 기회이자 고민의 연속이었다. '자신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 때 FA를 신청하겠다'며 연기를 한 것만 3년, 올해 큰 기대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계속되는 협상에 몸과 마음도 지쳐갔다.
2013년 강영식의 연봉은 3억원. 이번 계약으로 계약금과 추가옵션을 받게 됐지만 연봉은 그대로 3억원이다. 계약을 맺고난 뒤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게다가 최근 FA 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이며 일부 선수들이 받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물론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지만 같은 선수끼리 상실감을 느낄 법하다. 그렇지만 강영식은 "나보다 FA때 많이 받은 선수들, 모두 삼진으로 잡아 버리겠다"면서 시원스럽게 웃고 넘겼다.
좌완 불펜투수는 철저하게 몸관리만 잘 한다면 다른 포지션의 선수보다 더 길게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강영식은 37살 때 이번 FA 계약이 끝나게 된다. 이상열(LG)이나 박정진(한화)은 그 보다 많은 나이에 FA를 신청해 모두 계약을 성사시켰고 계속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연히 두 번째 FA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강영식은 "그 때까지 계속 야구를 잘 해서 다시 FA를 신청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마침 강영식이 계약을 맺은 16일은 아내 정혜영씨의 생일이다. 그는 "아내가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다. 어떻게 하다보니 아내 생일에 FA 계약을 맺게 됐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가 밝아졌다. 강영식은 계약 기간동안 함께 가슴 졸였을 아내를 생각하며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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