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해제' 금민철, 공익 1년 동안 공 놓은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1.18 15: 31

재활과 공익 근무.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좌완 금민철(27, 넥센 히어로즈)이 돌아온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공익 근무를 한 금민철은 지난 15일자로 소집 해제됐다. 금민철은 17일자 비행기로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 2011년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약 2년 4개월 만의 팀 합류다.
16일 전화 통화로 만난 금민철의 목소리는 밝았다. 아직 소집 해제는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마무리 훈련 계획과 내년 마운드 복귀에 대한 것도 "아직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픈 곳이 없어 재활은 잘 된 것 같지만 실전에서 던져봐야 정확하게 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2011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를 다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뒤 첫 부상이었다. 시즌이 시작되고 선발로 나서 서너 경기는 꾸역꾸역 막았으나 이후부터 계속 대량 실점을 했다. 진통제를 먹어가며 버텼지만 팔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금민철은 5월 2군에 내려간 후 팔꿈치 검사를 받고 인대접합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후 11월 공익 근무를 시작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한 선택이었다. 금민철은 그때를 되돌아보며 "재활을 2군에서 하는 선수들은 자신이 던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1군 경기를 보면서 조급해지겠지만, 나는 경기에 나설 수 없어서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재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어차피 나에겐 2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여유있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지풍 넥센 트레이닝 코치도 그에게 도움을 줬다. 수술 후 재활 프로그램을 짜준 이 코치는 금민철에게 1년 동안 공을 잡지 말라고 했다. 많은 선수들이 수술 후 통증이 없다고 해서 섣불리 공을 던지다가 다시 통증이 재발하는 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금민철은 1년 동안 웨이트 등 보강 운동만 하며 묵묵히 시간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덕분인지 "한 번도 수술 후 다시 아픈 적이 없다"고 했다.
금민철은 1년 후인 2012년 7월부터 다시 공을 잡았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공익 근무 탓에 훈련을 자주 하지 못해 오히려 속도가 느릿느릿 진행됐다. 서강대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던 그는 올해 3월부터 매일 같이 목동구장에 출근해 경기 전 불펜 포수들을 앉혀놓고 공을 던지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급할 수록 여유있게 재활을 진행한 금민철이었지만 다른 선수들도 그렇듯 재활은 쉽지 않았다. 팀에서 관리해주는 일반 재활 선수들과 달리 혼자였던 그의 위치도 한몫 했다. 그러나 금민철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버텼다. 금민철은 재활의 고충에 대한 질문에 "사는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한 차원 높은 답을 내놨다.
이제 군 문제와 팔꿈치 부상을 모두 털어버린 금민철은 "2년 넘게 모습을 보이지 못해 나를 많이 잊으셨을 것 같다. 다시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열심히 몸을 만들겠다. 팀의 야구를 매일 챙겨봤는데 팀이 많이 강해졌다. 올해 가을 야구를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내년에 꼭 다시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넥센은 유난히 뜨거운 올해 FA 시장에서 '무풍지대'로 자리하고 있다. FA를 신청한 선수도 없고 FA로 선수를 사올 계획도 없다. 그 이유 중에는 희소했던 좌완 자리를 메워줄 금민철의 복귀도 있다. 금민철이 자신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모두 씻어내고 다시 마운드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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