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조짐이다.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거품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대의 판이 벌어졌던 2014년 FA시장이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10일부터 시작된 2014년 FA시장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이 끝났다. 시장에 풀린 15명의 선수 중 이 기간 중 계약을 완료한 선수는 9명(강민호 이병규 장원삼 박한이 강영식 권용관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이다. 나머지 6명은 시장으로 나온다. 이용규와 정근우라는 야수 최대어를 비롯,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의 ‘두산 3인방’, 이대형이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
계약률과는 별개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올 FA시장이다. 화두는 역시 돈이다. 물론 최대한 돈을 아끼려는 구단과 더 많은 금액을 받으려는 선수들의 흥정은 프로야구 출범 이래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조짐이다. 구단들의 제시액은 대부분 예년에 비해 조금씩 올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대어급 선수들이 좀처럼 도장을 꺼내 들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선수들의 높은 기대치에 구단들은 애가 탔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던 일이다. FA 시장의 과열 조짐은 조금씩 커져왔다. 2011년 말 넥센과 4년 50억 원에 계약한 이택근, 2012년 말 KIA와 역시 4년 50억 원에 계약한 김주찬이 신호탄이었다. 수요의 공급 법칙은 인정하지만 상식적인 금액 이상이 오고갔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리고 이런 계약은 올해 FA 선수들의 계약 기준점이 되고 있다.
이제는 특급 선수들에게 ‘50억 원’은 말 그대로 기본이 됐다. 총액 50억 원은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역대 FA 시장 2위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두 명의 선수가 그 벽을 넘어섰다. 당장 올해는 FA 최대어로 손꼽혔던 강민호가 원 소속팀 롯데와 4년 75억 원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장원삼은 삼성과 4년 6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역대 2위 타이 기록이다.
대기자는 더 있다. 외야 최대어인 이용규와 내야 최대어 정근우도 나란히 도장을 찍지 않고 시장에 나왔다. 이용규는 KIA에서 제시한 60억 원 안팎의 제의를 거부했다. 정근우는 SK의 70억짜리 초대형 제안에 끝내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 결코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심정수의 기록을 뛰어넘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가 한 해에만 4명이 나올 판이다.
마냥 선수들의 탓을 하기는 어렵다. 일생일대의 기회다. 당연히 욕심을 부릴 만하다. 또 선수들의 요구액을 맞춰 주는 구단은 나타나게 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결국 구단의 원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전력 보강을 위해 욕심을 부린 것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올해가 이 정도면 내년은 더 힘든 양상이 될 수 있다. 구단들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기에도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FA 시장가의 폭등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다. 구단들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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