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FA 잔혹사…SK, 내년은 어쩌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7 06: 45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SK가 팀 전력의 핵심인 정근우(31)와의 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몇 가지 의미에서 험난한 2014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는 FA선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인 16일 정근우를 만났다. 11일, 13일, 15일에 이어 네 번째 접촉이었다. 이 자리에서 SK는 정근우에게 4년 총액 70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 13일 롯데와 4년 75억 원의 역대 신기록 계약을 맺은 강민호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계약이었다. 그러나 끝내 정근우의 도장을 받아내지 못했다. 협상기간 만료 3시간을 앞두고 ‘포기’를 선언했다.
허탈한 결과였다. 당초 SK는 정근우를 반드시 붙잡는다는 계획이었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전력의 비중,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제시액도 점차 올려갔다. 첫 협상에서 4년 총액 60억 원 이상을 내밀었던 SK의 제시액은 마지막 날 70억 원까지 올라있었다. 하지만 정근우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앞으로의 구단 운영에 부담을 느낀 SK는 씁쓸한 입맛과 함께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SK와 계약을 맺지 않은 정근우는 17일부터 23일까지 SK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 이 기간 중 계약을 맺지 않으면 24일부터 다시 SK와도 협상이 가능하다. SK도 초조하게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정근우를 원하는 팀은 시장에 분명히 존재한다. SK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가 떠나는 시나리오는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로써 SK는 내년 전력 구상이 완전히 꼬였다. 이만수 SK 감독은 이번 FA시장이 열리기 전 “정근우를 반드시 잡아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대체자가 없기 때문이다. SK의 외야는 올해 한동민 이명기가 등장함으로써 자원이 풍족해졌다. 사실상 포화상태다. 하지만 내야는 주전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백업 선수들이 약했다. 정근우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던 2루는 그 문제가 더 심각했다.
김성현이 대체자로 거론되지만 정근우의 몫을 온전히 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현은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적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격과 주루에서는 아직 정근우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풀타임 주전의 경험도 없다.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레이드 등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정근우의 이적은 분명 뼈아픈 요소다. 내년 라인업의 무게감도 확 떨어졌다.
부가적인 타격도 있다. SK는 내년에 최정 김강민 등 팀 내 핵심 선수들 몇몇이 FA로 풀린다. FA시장에서 다시 한 번 쓴맛을 본 SK로서는 당장 이 선수들과의 계약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정근우에게 70억 원까지 ‘풀베팅’을 했다는 것은 이제 세상에 알려졌고 이 선수들과의 계약에서도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거품이 끼고 있는 FA시장에서 좋지 못한 징조다. 정근우를 잡았다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어떤 토끼도 잡지 못한 셈이 됐다. 4강 재진입을 꿈꾸던 SK의 2014년이 시작부터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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