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아시아 무대 제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가 17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퉁이 라이온스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삼성은 2년 전 퉁이와의 대결에서 선발 배영수의 호투를 발판삼아 6-3으로 승리, 결승행 티켓을 거머 쥐었다.
이번 대회 준결승행을 확정지은 삼성은 이날 퉁이와의 대결에서 3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 대만은 예부터 악명 높은 홈 텃세로 유명하다. 관중들의 도넘은 응원이 대표적. 타오위안 구장을 가득 메운 퉁이 팬들이 상대를 비방하는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에서도 많은 관중들이 대만 유력 일간지 핑거 신문의 '한국을 치고 떄리자'란 구호가 그려진 그림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또한 일부 관중은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사진을 걸었고 개 그림에 태극기를 넣어 들어올렸다.

심판 판정도 대만 쪽으로 유리하게 내려졌다. 삼성으로서는 이중고가 되는 것이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는 참가국 리그 심판이 번갈아가며 판정을 보고 있다. 물론 자국 심판이 자국 경기를 판정하지는 않는다. 삼성-퉁이전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대만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15일 포르티투도 볼로냐와의 경기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온 바 있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를 때린 박석민이 이승엽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까지 진루했으나 2루심은 리터치가 빨랐다며 아웃을 선언했다. 누가 봐도 제대로 밟았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판정에 대해 항의했지만 2루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류 감독은 "2루심이 잘못 본 것 같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삼성 선수단 숙소가 위치한 타이중에서 타오위안까지 2시간 거리다. 국내에서 타던 구단 버스와는 달리 아주 좁다. 우등고속버스와 좌석버스의 차이 정도로 보면 된다. 모 선수는 "가뜩이나 먼데 좁은 좌석에 2시간 가량 앉아 있으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 비해 1000명 정도 더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관중 몰이를 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류중일 감독은 "퉁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온 힘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이 3대 악재를 딛고 통쾌한 승리를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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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