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2’ 가수들, 모창능력자 소원 들어주러 나왔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1.17 09: 57

JTBC ‘히든싱어2’가 갈수록 가수와 모창능력자의 긴장감 있는 대결 속에서 진짜 가수의 목소리를 찾는 기획의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최근 ‘히든싱어2’는 어느 순간 가수들이 모창능력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이 돼버렸다.
‘히든싱어’는 유명 가수와 그 가수의 목소리부터 창법까지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모창 도전자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예능프로그램.
가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와 달리 ‘히든싱어’는 가수와 일반인의 모창대결이라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며 시작했다.

최종 우승을 걸고 모창능력자에게는 상금과 명예가, 진짜 가수에게는 오리지널 가수로서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가수와 모창능력자의 예측할 수 없는 대결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시즌2까지 제작됐고 신승훈, 이문세, 주현미, 임창정 등 톱가수들의 출연이 이어졌다. 또한 해당 가수와 그 가수를 좋아하는 팬인 모창능력자들의 사연이 큰 감동을 더하며 재미를 선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히든싱어2’가 최근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에 집중하지 않고 모창능력자들의 사연을 듣고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데에 더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모창능력자들이 가수에게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거나 이들이 원하는 것을 가수들이 들어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연출돼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수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는 듯한 분위기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자아내고 있다.
모창능력자들이 자신의 소원을 얘기하고 가수가 이들의 사연에 감동을 받고 바람을 들어주는 과정 자체가 자연스럽게 그려지지 않아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순수하게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시청자들 또한 ‘히든싱어’ 시청자게시판에 이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윤도현 편에서 대구와 포항에서 보험 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모창능력자들이 ‘히든싱어2’ 출연을 위해 연습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해고 위기에 처해있다는 얘기와 결혼식 축가를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시청자들은 “무엇을 부탁하려고 나온 건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난처하게 만드는 건 아닌 것 같다”, “가수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모습이 그다지 보기 좋아 보이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히든싱어2’가 모창능력자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보다 예상할 수 없는 가수와 가수의 팬인 모창능력자들의 대결과 만남에 초점을 맞춰 더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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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히든싱어2’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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