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팀에서 치열한 경쟁 체제로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수혈 없이 선수단의 힘을 키웠던 감독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갈 곳 잃은 박명환(36)에 이어 기존 젊은 주전과의 포지션 중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FA 큰 손 중 한 명이 되었다. 그것도 선수에게 가는 돈을 제외한 보상금액 11억3100만원으로 잡게 되었다. 김경문 감독의 NC 다이노스가 본격적인 경쟁 서바이벌 체제를 눈앞에 두었다.
NC는 17일 프리에이전트(FA)인 이종욱, 손시헌과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이종욱과는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28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 손시헌과는 계약기간 4년 총액 30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이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11년 6월까지 두산 지휘봉을 잡았고 이종욱-손시헌의 원 소속팀은 두산. 김 감독의 야구를 가장 잘 아는 선수들 중 두 명이 NC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에 앞서 NC는 은퇴 위기 속 1년을 무적 선수로 지낸 베테랑 우완 박명환을 연봉 5000만원에 영입했다. 이종욱과 손시헌의 경우는 FA 선수로서 대우를 받아 이적한 뒤 올 시즌 NC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도루왕(50도루) 김종호와 후반기 힘을 보탰던 신인 권희동, 그리고 젊은 유격수 노진혁과 각각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박명환은 롱릴리프 겸 활약 여부에 따라 필승조로 NC 투수진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이종욱은 두산의 붙박이 1번 타자이자 중견수였고 손시헌은 오랫동안 두산의 주전 유격수였다. 수비력에서 그리고 공격력에서 현재 NC 기존 주전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미래가치를 따져보면 NC의 기존 주전들인 김종호, 권희동, 노진혁의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일단 당장 쓰기 위해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전부터 김 감독은 두산의 젊은 선수들 비율이 높아지자 포지션 중첩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쟁 속에서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부여했다.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기도 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두산이 두꺼운 야수 뎁스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종욱과 손시헌은 그 속에서 주전으로 오랫동안 활약했던 선수들. 성실성과 근성에서 이미 김 감독으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았다.
김종호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쳐 올 시즌 도루왕으로 우뚝 섰고 노진혁도 첫 1군 시즌을 치르는 선수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리며 NC의 7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김 감독의 지론은 “1군에서 3시즌은 검증되어야 진짜 주축 선수”라는 것. 보다 강력한 경쟁자를 가세시켜 야수진의 힘을 키우고자 하는 전략이다.
박명환의 경우는 LG로 FA 이적한 첫 해인 2007년 두산과 경기를 치르다 안경현-봉중근의 벤치클리어링 때 앞장서 친정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점에서 두산 선수들과 김 감독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6년이 지난 현재 박명환의 경험을 높이 사며 허약한 계투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난 4월 손민한에 이어 박명환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구위를 어느 정도 회복한다면 임창민, 최금강, 김진성 등이 자리할 계투진에 합류시켜 후배들과 경쟁을 시키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팀의 내구력을 키운다는 전략임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NC의 진짜 무서움은 내년에 표출될 것”이라며 전력투구를 꿈꿨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는 신생팀의 여정인 만큼 외부로부터의 전력 보강은 필수. 박명환을 구제하고 이종욱과 손시헌을 FA 시장에서 수혈한 김 감독의 눈은 경쟁을 통한 팀 전력 극대화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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