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6개월 전인 2006년 5월. 롯데와 두산은 2:2 트레이드를 전격 발표한다. 롯데는 해외파 출신인 최경환과 이승준을 영입, 공격력 강화를 꾀했고 두산은 포수 김진수와 거포 유망주 최준석을 받아온다. 트레이드의 결과는 두산의 압승. 최경환은 2007년 다시 롯데를 떠났고, 이승준은 2006년 한 해만 롯데에서 뛰었을 뿐이다. 반면 두산으로 간 김진수는 두산 백업포수로 쏠쏠하게 활약했고, 무엇보다 최준석은 '잠실 거포'로 거듭나며 두산 타선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롯데가 거포 유망주였던 최준석을 내보낸 건 이대호(오릭스)와 포지션이 겹쳤기 때문이다. 큰 체구에 비해 정확한 스윙을 자랑하던 두 입단동기는 이대호가 먼저 자리를 잡으면서 최준석의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2001년 2차지명 6라운드(전체 49번)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준석은 빠른 공에 강했지만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던 많은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05년에는 롯데에서 가장 많은 100경기에 출전,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지만 2006년 팀을 옮겨야 했다.
최준석은 두산에서 껍질을 깨고 나왔다. 2010년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던 최준석은 올해 부상으로 정규시즌 100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 7홈런 36타점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두산에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정확하게 100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최준석은 이제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게 되면서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랬던 최준석이 롯데에 돌아왔다. 갈 때는 트레이드 카드로 쓸쓸하게 팀을 떠났지만, 이제는 거액의 FA 계약과 함께 롯데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는 17일 최준석 영입을 발표했다. 4년 총액 35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올해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더 많은 돈을 받은 선수들이 쏟아졌지만, 최준석이 받게 될 금액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이미 롯데 배재후 단장은 최준석 영입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왔다. 그는 "우리 팀은 거포가 필요하다. 최준석 선수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중간에 외국인선수 영입으로 공격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검증된 자원인 최준석은 롯데 공격력을 크게 올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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