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대형 이적 공백 크지 않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17 15: 37

분명 팀의 상징적 존재를 잃어 버린 것은 맞다. 하지만 기존 전력을 놓고 보면 그 피해가 크지는 않다.  
11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휘저은 이대형(30)이 FA 계약을 통해 KIA로 이적했다. KIA 구단은 17일 이대형과 4년 총액 24억원(10억원, 연봉3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FA 신청을 놓고 물음표가 가득했던 이대형의 행보는 이렇게 느낌표로 마무리됐다.
이대형은 대박을 터뜨렸으나, 계약에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용규의 이적으로 리드오프 자리에 큰 구멍이 생긴 KIA지만, 이용규와 이대형 기량 차이는 상당하다. 통산 타율만 봐도 2할9푼5리와 2할6푼1리로 3푼 이상 이용규가 앞서다. 그리고 이대형은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하락세에 있다. 장점으로 꼽혔던 도루에 있어서도 더 이상 정상급 주자가 아니다.

LG는 크게 아쉬울 게 없다. 이미 외야진은 두 이병규(9번‧7번)와 박용택 이진영 정의윤으로 포화상태다. 대주자 대수비 역할은 양영동이 할 수 있다. 세대교체 부분에 있어서도 서른 살의 이대형을 중심에 넣기에는 애매했다. LG는 올 시즌 1군맛을 본 정주현을 비롯해 윤정우 서상우 등이 군복무를 통해 퓨처스리그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시즌 이대형은 메이저리그서 선수 몸값을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에서 마이너스를 찍었다. 이대형이 LG 전력의 중심이라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도루 성공률 59.1%를 기록한 선수들 두고 전문 대주자라 부르기는 힘들다. 타격 반등 가능성 또한 희미하다.
무엇보다 LG는 이대형으로 인해 보상선수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모 코치는 2013시즌이 마무리될 시점에서 “퓨처스리그를 보면 9개 구단 중 KIA와 롯데에 유망한 투수들이 쏠려있다. 향후 두 팀 마운드가 가장 강할 것이다”고 전망한 바 있다. 2년 전 3명의 FA를 빼앗겼지만, 보상선수로 3명의 유망주를 선택한 LG가, 이번에도 미래의 주축이 될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물론 이대형은 티켓파워를 갖춘 21세기 LG의 얼굴 중 한 명이다. 팀이 암흑기에 빠졌을 때 도루왕 타이틀을 석권하며 LG 팬들에게 유일한 희망을 선사했었다. 특히 역사상 가장 치열한 도루왕 경쟁이 펼쳐진 2010시즌에는 이대형의 도루 하나에 LG 팬들은 웃고 울었다.
하지만 LG는 냉철했다. 이대형과 협상과정에서 타 구단이 이대형 영입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리하게 계약규모를 높이지 않았다. 이대형의 공백을 메울 자신이 충분히 있었고, 보상선수로 반전을 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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