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라도 한 번 춰볼까".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활짝 웃었다. 김응룡 감독은 마무리훈련을 치르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 한화는 정근우-이용규를 동시 영입하며 김응룡 감독을 기쁘게 했다. 커피숍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2004년 삼성 사장 시절 심정수-박진만 동시 영입과 비교하며 "그 선수들보다 정근우-이용규의 활용폭이 넓다. 우리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춤이라도 한 번 춰볼까"라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 FA 영입한 정근우-이용규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되나.

▲ 두 선수가 항상 1~2번 쳤으니까 상대 투수를 봐서 결정하겠다. 선수랑 붙여봐야 누가 나은지 알 것이다.
- 전력 보강에 대한 만족도는.
▲ 우리는 첫째로 투수-포수 배터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시장에 나온 선수가 없어 그렇게 됐다. 전력 보강에 대해 만족은 하지만 우리 투수가 약한 게 아쉽다. 투수 한 명을 잡았으면 싶었다.
-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
▲ 내가 급하게 전화했다. 도와달라고 사정했다. 몸 상태도 물어보고 그랬다.
- 어깨 재활에 있는 이용규의 복귀 시기는.
▲ 4월에 가능하다고 하더라. 개막에 맞출 수 있다고 하는데 자기 희망사항일지 모른다.
- FA 영입에 실패한 작년과 비교할 때 기분은 어떤가.
▲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춤 한 번 추고 싶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시늉을 하며) 춤 한 번 춰볼까.
- 2004년 말 삼성에서 심정수-박진만을 FA 영입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 그때는 내가 사장이었다. 한화는 1~2번도 필요하지만 수비가 너무 약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수비도 되고, 뛰는 야구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박진만은 수비가 좋았고, 심정수는 방망이가 좋았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삼박자를 다 갖췄다는 점에서 다르다. 우리팀에는 활용도가 더 높다. 우리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 빠른 야구가 가능해졌는데.
▲ 작년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 타선의 짜임새도 좋아졌다. 전성기 해태와 비교하면.
▲ 해태보다는 떨어진다. 김태균이 올해처럼 하면 안 된다. 김태균이 어떤 역할을 해주는가가 중요하다. 내년에는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다. 최진행 같은 선수들도 해줘야 한다.
- 외국인선수 영입은 잘 진행되고 있나.
▲ 마음에 드는 선수가 많지 않다. 계획은 투수 2명, 야수 1명으로 하려고 한다.
- 군제대 투수들의 상태는 어떤가.
▲ 아직 미지수다. 이제 하프피칭을 하고 있어서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마무리훈련에서 신인 중 눈에 띄는 선수는.
▲ 경기를 해봐야 아는데 일단 프리 배팅하는 것을 보니 영남대 포수 김민수가 괜찮더라. 외야수 박준혁도 좋더라. 투수도 장래성있는 선수가 몇 명 보인다. 황영국·박한길·서균이 괜찮다.
- 이제는 내년 희망이 보일 듯하다.
▲ FA 2명 영입하고 나니 외국인 투수가 문제다. 마음에 드는 선수가 왔으면 좋겠는데 여러모로 물색 중이다. 좋은 선수 2명이면 도전해 볼 만하다. 송창현이 요즘 아주 좋더라.
-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김태완이 빠진 이유는.
▲ 코칭스태프가 2군에서 타격 부분에 고칠 점이 많더라고 하더라.
- 외국인 타자는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가.
▲ 왼손에 한 방에 있는 거포를 영입하고 싶다. 왼손이 부족하다. 내야수는 왼손에 거포가 별로 없다. 외국인 내야수는 뽑기 힘들다. 외야수도 걸음 빠르고 수비되는 거포는 없다. 지명타자감은 있는데 여러모로 힘들다. 참 어렵다.
- 송창현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좋아졌는가.
▲ 볼도 팍팍 살고, 제구가 되더라. 자신이 붙었는지 내년에 재미있을 것 같다. 제주 국제대 시절에는 연습을 게을리했는데 요즘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니까 배도 들어가고, 예전 폼이 나오더라.
- 2차 드래프트 계획은 있나.
▲ 야수 2명을 FA로 잡은 만큼 투수를 2명 정도 잡았으면 싶다. 포수는 2차 드래프트 자원보다는 오히려 우리팀이 낫다고 본다.
- 관건은 마운드인데 투수진 강화를 위한 방법은 있나.
▲ 트레이드를 하면 좋은데 좋은 선수를 내주려 하나. 어쨌든 노력을 해야 한다. 트레이드 방법밖에 없는데 어느 팀이든 투수가 없고, 중간-마무리가 잘 없다.
- FA 영입에 따라 보헌수 20인 외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데.
▲ 우리? 힘든 것 하나도 없다. 가볍게 결정할 수 있다.
- 외국인 투수는 어떤 스타일을 바라나.
▲ 145km 이상에 컨트롤이 되면 좋은데 그러면 메이저리그에 남을 것이다. 아무리 제구가 좋아도 140km 못 넘으면 우리나라에서 통하기 힘들 것이다.
-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재계약도 검토하나.
▲ 그 선수들보다 나은 선수들이 오면 좋겠다. 골치 아프다. FA 끝나고 나니까 아침부터 외국인선수 때문에 더 죽겠다. 기록과 영상을 코치들과 함께 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선수는 안 보이고 답답하다.
- 내부 FA 활용 방안은.
▲그 선수들도 경쟁이다.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이다.
- 대전구장 펜스는 어떻게 하나.
▲ 그냥 그대로 갈 것 같다.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결정했다.
-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다.
▲ 부담감? 부담감은 항상 안고 있는 것이다. 지면 더 욕먹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안 든다. 전력이 보강되면 감독은 아무래도 편하다. 전력이 강한 팀을 갖고 있어야 감독은 행복한 것이다. 약한 팀에 있으면 힘들다.
- FA로 못 잡은 선수 중 누가 가장 탐났나.
▲ 우리는 배터리가 약하다. 포수가 워낙 없다 보니까 투수도 한 20명 나오고, 포수도 5~6명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9년 이렇게 하니까 참 힘들다. 5년씩 해야 우승한 팀도 꼴찌하고, 꼴찌한 팀도 우승하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다. 강할 때는 좋은 선수들 많이 풀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 우승하면 다른팀 감독들이 트레이드 요구하면 기분 좋으면 알았다고 그랬다.
-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유산으로 FA를 영입했다. 기량이 되는 선수는 해외로 나가는 게 좋은건가.
▲ 그만한 비싼 선수가 나와야 한다. 잘 안 나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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