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보는 것 같았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이승엽의 홈런 가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 1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이탈리아 포르티투도 볼로냐와의 아시아 시리즈 A조 예선 경기에서 2-2로 맞선 8회 결승 3점포를 쏘아 올렸다. 2-2로 맞선 삼성의 8회말 공격. 볼로냐 좌완 주니어 오베르토는 박석민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 이승엽과 맞붙었다.
이승엽은 오베트로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110m 짜리 우월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한 방이었다. 삼성은 이승엽의 결승 홈런을 앞세워 볼로냐를 5-2로 꺾고 아시아 시리즈 첫 승을 장식했다.

17일 대만 퉁이 라이온스와의 A조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이승엽의 대포 가동에 대해 "홈런 칠때도 되지 않았냐"며 당연한 듯 여겼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홈런을 지켜보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이 떠올랐단다.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의 빈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 1사 1루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서 일본 좌완 이와세 히토키와 볼 카운트 2-1에서 우측 펜스를 넘는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류 감독은 "(볼로냐전 홈런 또한) 그때와 코스가 비슷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초반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방망이가 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류 감독은 이승엽이 다시 한 번 대포를 가동하길 기대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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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위안=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