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맞은 홍명보, "악조건 견뎌내는 것도 필요한 부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1.18 00: 42

러시아와 일전을 앞둔 홍명보호가 악조건 속 첫발을 뗐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왕립 스포츠 콤플렉스. 우려했던 날씨는 예상을 빗나갔다. 기온은 섭씨 30도를 밑돌았고,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더운 기운이 전해지지 않았다. 훈련하기엔 괜찮은 날씨였다. 5시간의 시차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중동의 모래바람이었다.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거센 모래바람에 훈련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오후 첫 훈련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서 "스위스전을 치른 뒤 바로 다음날 오전에 두바이로 출발했다. 야간 경기라 선수들이 충분히 잠을 못잤다.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것을 견뎌내는 것도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라며 "오늘까지는 스위스전에 대한 회복훈련을 진행할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훈련하기가 힘들지만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 10분께 야외에서 훈련을 시작한 홍명보호는 10분이 채 안돼 실내로 장소를 옮겨야했다. 눈앞을 가리는 모래바람 때문이었다. 홍명보호는 매서운 모래바람을 피해 스포츠 콤플렉스 내 실내 풋살경기장에서 1시간 가량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홍 감독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이번 원정 경기서 우리가 가진 것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며 긍정의 메시지를 던졌다.
러시아전이 갖은 의미는 크다. 홍명보호 출범 후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갖는 A매치이자 올해 마지막 A매치다. 러시아전을 통해 A매치 첫 3연승이자 유럽 팀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올해는 이 경기를 끝으로 A매치가 없다. 내년에 3월과 5월에 A매치를 치른 뒤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 마무리를 잘해서 전체적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홍 감독은 "내년 월드컵 때 경기력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며 "하루 정도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해야 하는데 그간 해왔던 것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중요하다.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해서 준비하겠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홍명보호는 말리전(3-1) 승리를 기점으로 스위스전(2-1)까지 2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최상의 그림은 아니지만 본선 무대를 비춰봤을 때 젊은 선수들에게 큰 경험이 됐을 터.
홍 감독도 궤를 같이했다. "역전승은 힘든 것이다. 경기를 우리 리듬대로 이어나가면서 승리한다면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라고 밝힌 홍 감독은 "강팀에 선제골을 내주고 어렵게 경기를 하다가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짧은 기간이지만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홍명보호는 18일 오후 공식훈련을 진행한 뒤 오는 19일 오후 11시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러시아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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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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