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결여’ 엄지원, 알고보면 제일 외로운 한 사람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1.18 07: 23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제일 외로운 한 사람을 꼽자면, 바로 엄지원이다.
엄지원은 극에서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동분서주하며 해결사로 나서는 오현수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모든 문제들은 현수의 손 끝으로만 매듭지어질 성질들인 양 버티고 서서 그를 기다린다. 현수는 동생의 이혼부터 절친한 친구들의 파혼까지 깊이 연루해 동분서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수는 그다지 인생을 누리면서 산 인물은 아닌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심지어 호감을 품고 있던 안광모(조한선 분)가 박주하(서영희 분)와 결혼을 할 때도 마음 한 번 말하지 못하고 애만 태웠다. 조용히 살고 싶은 현수지만 정작 그의 삶은 진한 외로움만큼이나 다사다난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은수의 딸 정슬기(김민지 분)가 전남편 정태원(송창의 분)에게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시름에 빠진 은수 가(家)의 모습을 그렸다. 재벌가 남자와 재혼을 한 은수를 대신해 슬기를 돌보던 현수는 동생의 행동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현수는 "날마다 엄마 기다리다 실망하면서 애들한테 놀림받고 왕따 당하면서 어땠을까 생각해봤니? 쟤 지금 상처투성이야. 너 쟤 버렸잖아. 자기 엄마가 한 그대로 복수하는 거야"라고 독한 말을 했고, 급기야 몸싸움을 벌이며 격해진 감정을 풀어냈다.
이대로 조용히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자 주하가 기다리고 있었고, 주하에게 예속돼 있는 광모가 눈 앞에 있었다. 광모는 “너한테서 떨어져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실없는 모습만 보였다. 파혼까지 당하고도 주하는 “이게 사랑인가 보다”라며 여전히 광모를 사랑하는 답답한 상황. 어디를 가도 자신에게 매달리는 사람들의 존재에 현수의 어깨도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절정은 태원의 어머니 최 여사(김용림 분)이 은수 가를 찾아 엄마 이순심(오미연 분)에게 해코지를 하면서 벌어졌다. 이 소식을 접한 현수는 태원을 찾았고, 은수에게 연락을 해 사실을 알렸다.
그는 태원에게 “슬기 아빠, 혹시 바보예요? 슬기 할머니 우리집 쳐들어와 우리 엄마 고스란히 벼락 맞았대요. 어머니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몰라요? 우리 집 은수 보호해줘요”라고 부탁했다. 은수에게도 마찬가지로 말했다.
현수는 차갑고 똑 부러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의지하고 그 역시 무심하게 타인의 상처를 보듬는 역할을 하는 중이다. 사실은 알고보면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가장 정 넘치는 인물이 바로 현수인 셈. 동시에 자신의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을 상대도 마땅치 않은 현수는 가슴으로 아픔을 삼키며 진한 외로움과 대면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평범한 집안의 두 자매를 통해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부모세대와는 또 다른 결혼관과 달라진 결혼의 의미,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되새겨 보는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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