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의 2013년,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최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8 06: 10

경기장 안에서 좋은 야구 선수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야구 선수가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클레이튼 커쇼(25, LA 다저스)의 2013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고 할 만하다. 경기장 안에서는 최고의 투수로 공인받았고 경기장 밖에서 선행도 빛을 발하고 있다.
커쇼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브랜치 리키 시상식’에 수상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브랜치 리키상’은 메이저리그(MLB) 인종 차별의 벽을 허문 역사적 주인공 중 하나인 브랜치 리키를 기리기 위해 지난 1991년 제정된 상이다. 선수, 단장, 감독, 스카우트 등 MLB 관계자들 중 도덕적인 면에서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커쇼는 지난 9월 2013년 수상자로 결정됐었다.
1991년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데이브 윈필드 이래 많은 MLB 관계자들이 이 상으로 젊은이들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중 커쇼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젊은이가 젊은이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한편 커쇼는 2012년 비슷한 성격의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것에 이어 2년 연속 경기장 밖에서 값진 상을 받았다.

평소 꾸준한 선행으로 유명한 커쇼이기에 그다지 놀랍지는 않은 일이다. 커쇼는 비시즌이 되면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를 찾아 생사의 위협에 처해있는 고아들을 돌봐왔다. 이벤트가 아닌,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정기 행사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와 댈러스에 있는 재단을 통해 활발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스스로도 자선탁구대회 등을 개최해 그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다. 탈삼진 하나에 500달러(약 53만 원)을 적립해 올해는 11만6000달러(1억2300만 원)을 전달할 예정이기도 하다.
커쇼는 시상식에서 자신의 또래 젊은이들에게 ‘행동’을 주문하는 멘트를 남겨 공감대를 모으기도 했다. 커쇼는 “25살, 26살의 우리는 많은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목표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의 선행도 그런 결심에서 시작된 것임을 이야기해 박수를 받았다. 커쇼의 아내이자 선행의 동반자인 엘렌 역시 “그의 경력에 어떤 일이 생기든 그런 일은 항상 커쇼의 일부일 것이다. 명예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남편을 지지했다.
커쇼는 올 시즌 16승9패 평균자책점 1.83의 놀라운 성적을 남기며 이견의 여지가 없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3년 연속 올스타에 선발되기도 했다. 경기장에서도 최고였다. 하지만 커쇼의 선행은 그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하기 전인 2010년부터 이뤄졌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커쇼의 가치는 경기장 안팎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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