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FA 중·하위권, 탈꼴찌 싸움 치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8 06: 44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모두 2014년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 첫 번째 단추라고 할 만했던 FA시장에서의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FA시장에서 불어 닥친 바람이 내년 순위를 상당 부분 바꿔놓을 수 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2014년 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엄청난 화제를 낳으며 문을 닫고 있다. 21명의 대상 선수 중 16명이 자격을 신청했고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 윤석민을 제외한 15명이 시장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우선협상기간 중 도장을 찍은 선수들도 있었고 몇몇 선수들은 타 팀과의 협상이 가능한 첫 날부터 계약을 맺으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역대 최대 시장에 맞는 역대 최고의 속도였다.
그 중에서도 2013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2014년 4강 진입을 위해 FA시장을 기웃거리거나 집안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5위 롯데부터 9위 한화까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물론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었다. 환호한 팀도 있었고 씁쓸한 입맛을 다신 팀도 있었다. 전력 보강 및 이탈이 뚜렷한 만큼 내년 순위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주목받은 팀은 역시 한화였다. 원 소속구단 협상 마지막 날 팀 내 FA선수(이대수 한상훈 박정진)과의 계약을 마무리하며 집안단속을 마쳤다. 그리고 “FA 대어 두 명을 영입하겠다”라는 그간의 공언을 지켰다. 17일 새벽 야수 최대어들이었던 정근우와 이용규에게 접근해 속전속결로 주황색 유니폼을 입혔다. 정근우에게는 4년 총액 70억 원, 이용규에게는 4년 총액 67억 원을 썼다. 보상금액을 제외하고 두 선수에게 돌아갈 금액만 4년 137억 원이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가세로 한화의 야수진은 획기적인 향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의 대표적 문제는 테이블세터의 부재, 센터라인 수비력 취약, 그리고 최하위 수준의 기동력이었다. 그러나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이자 각 포지션 최정상급 수비수인 두 선수의 가세로 단번에 이 약점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타선만 놓고 보면 상위권 팀들이 부럽지 않은 위용이다.
7위 NC도 성공적인 FA시장을 보냈다. 소속 FA가 없어 조용한 우선협상기간을 보낸 NC는 17일이 시작되자마자 두산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종욱(4년 50억 원) 손시헌(4년 30억 원)을 차례로 쓸어 담았다. 이종욱은 테이블세터의 한 자리가 비어있던 팀 타선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카드고 손시헌은 내야 수비의 핵이 될 수 있는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역시 전력 보강 효과가 기대된다. 2013년 보여줬던 수준급 선발진의 힘까지 생각하면 내년 전망이 예사롭지 않다.
5위 롯데는 집안단속에 성공하면서 본전 이상의 성과를 냈다. 롯데는 숱한 이적설이 있었던 올해 FA시장 최대어 강민호에 4년 75억 원이라는 FA 역대 최고 금액을 쥐어주며 도장을 받아냈다. 이어 좌완 계투 요원인 강영식(4년 17억 원)과의 계약도 이끌어냈다. 일단 강민호를 지켜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올 FA시장이었다. 오래간만에 편안한 FA 협상 기간을 보낸 롯데다.
반면 6위 SK와 8위 KIA는 핵심 선수들을 뺏기며 허탈한 시기를 보냈다. SK는 팀의 주장이자 부동의 2루수인 정근우에게 4년 70억 원을 제시했으나 정근우는 고개를 흔들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KIA도 부동의 리드오프인 이용규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했으나 역시 한화의 물량공세에 밀렸다. 당장 SK는 정근우의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 KIA도 LG에서 나온 이대형(4년 24억 원)을 영입하며 만회에 나섰으나 공백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FA시장에서 1라운드를 마친 중·하위권 팀들은 이제 22일 열릴 2차 드래프트에서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해 나선다. 상위권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격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이다. 2차 드래프트를 잘 활용한다면 그 틈새를 줄일 수 있다. 3라운드는 외국인 선수 수혈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 타자 보유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FA시장에서 먼저 한 방을 맞은 SK와 KIA가 분풀이를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