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찬도(24)가 17일 퉁이 라이온스와의 아시아 시리즈 A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재치 넘치는 베이스 러닝을 선보였다.
4-4로 맞선 삼성의 10회초 공격.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삼성은 A조 2위로 오는 19일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 준결승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태완이 2사 주자없는 가운데 볼넷을 얻어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다. 삼성은 김태완을 대주자 박찬도로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 벤치의 작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박찬도는 우동균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퉁이 배터리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곧이어 우동균이 퉁이 6번째 투수 루이스 비스카이노의 3구째를 잡아 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박찬도는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 들었다. 박찬도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삼성은 퉁이를 5-4로 꺾고 A조 1위로 예선리그를 마감했다. 삼성은 18일 캔버라 캐벌리와 준결승을 치른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오늘도 힘든 승부를 펼쳤다. 투수 가운데 박근홍과 안지만, 타자에서는 정형식과 박찬도 그리고 우동균이 수훈갑"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류 감독은 10회 대주자 박찬도와 대타 우동균의 교체 투입에 대해 "그게 삼성 라이온즈의 스타일이다. 이기고 있을때는 수비 위주로 하지만 지고 있거나 비기는 상황에서는 발빠른 주자를 내세워 1점씩 뽑는다"고 대답했다.
천리헨홍 퉁이 감독은 박찬도의 2루 도루 허용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10회 2사 1루 상황에서 타자만 아웃시키면 된다는 생각에 1루 주자를 신경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는 베이스 러닝이 승패를 좌우할 만큼 위력을 지닌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능력과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도루는 팽팽한 균형을 깨고 승부를 결정짓는 무기로 작용한다. 박찬도가 뛰는 야구의 위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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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위안=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