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FA 듀오가 될 수 있을까.
한화는 지난 17일 내야수 정근우(31)와 외야수 이용규(28)를 총액 137억원에 영입했다. 정근우에게는 4년 총액 70억원, 이용규에게는 4년 총액 67억원을 투자하며 역대 FA 최고액을 기록했다. 한화로서는 최대의 투자를 했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역대 FA 2명 동시 영입은 몇차례 있었다. 1999년 시즌 뒤 첫 해에는 삼성이 투수 이강철, 포수 김동수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집중했다. 당시 삼성은 강력한 타선에 비해 투수-포수가 약했는데 두 선수에게 나란히 3년 총액 8억원의 계약을 안기며 영입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며 실패한 계약이 되고 말았다.

삼성에 이어 롯데가 2003시즌을 마친 후 FA 듀오를 영입하며 변화에 나섰다. 외야수 정수근에게 6년 총액 40억6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안겼고, 투수 이상목에게 4년 22억원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상목이 격년제로 활약했을 뿐 정수근도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롯데의 강력한 개혁과 투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04시즌 후에는 삼성이 다시 FA 큰 손으로 나서 한화에 앞서 최고액을 기록했다. 최고 거포 심정수를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에 데려왔고, 박진만도 4년 총액 39억원으로 영입해 99억원을 투자했다. 심정수는 먹튀논란에 시달렸지만 박진만이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삼성은 그 이후 외부 FA 영입 없다.
뒤이어 LG가 2008시즌을 마친 뒤 외야수 이진영과 내야수 정성훈을 FA 시장에서 동시영입했다. 이진영은 연봉 3억6000만원, 정성훈은 연봉 3억4000만원. 두 선수는 4년 내내 꾸준하게 활약했다. 이 기간 동안 LG는 4강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진영-정성훈은 4년 계약기간을 채운 뒤 지난해 나란히 4년 총액 34억원에 잔류시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1시즌 뒤에는 롯데가 또 다시 2명의 FA를 영입했다. 투수 정대현과 4년 총액 36억원, 이승호와 4년 총액 24억원으로 모두 합쳐 6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승호는 1년 만에 NC의 특별지명으로 팀을 떠났고, 정대현도 부상·부진으로 아직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로 FA 2명 영입은 대체로 성공을 거뒀다. 한화는 정근우-이용규에게 최고 FA 듀오를 기대하고 있다. 2004년 삼성 시절 심정수-박진만 계약을 이끌어낸 김응룡 감독은 "박진만은 수비가 좋았고, 심정수는 방망이가 좋았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삼박자를 다 갖췄다는 점에서 다르다. 우리팀에는 활용도가 더 높다. 우리팀에 꼭 필요하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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