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대이동을 바라보는 류중일의 시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1.19 06: 41

"거액을 주고 FA 선수를 영입하는 건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 아닐까".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FA 대이동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원 소속 구단을 제외한 8개 구단과 협상이 시작된 지난 17일 FA 이적 시장에 대단한 변동이 있었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와 이용규가 한화와 각각 4년 총액 70억원, 67억원에 도장을 찍은 데 이어 두산 베어스 출신 이종욱(33)과 손시헌(33)이 NC 다이노스와 각각 4년 총액 50억원, 3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LG 트윈스 출신 외야수 이대형(30)이 이용규의 이적 공백을 막으려는 KIA 타이거즈와 4년 최대 2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18일에는 우타 거포 최준석이 롯데와 4년간 총액 3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7년 만에 부산에 입성했다.
한때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군림했던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외부 수혈보다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외부 FA 영입은 절대 없다"고 못박으며 "내부 FA는 무조건 잡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삼성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획득한 장원삼(투수)과 박한이(외야수)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류 감독은 18일 호주 캔버라 캐벌리와의 아시아 시리즈 준결승전을 앞두고 "거액을 주고 FA 선수를 영입하는 건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 아닐까"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이끈 명장의 여유가 묻어났다.
삼성은 2004년 박종호(내야수)에 이어 2005년 박진만(내야수)과 심정수(외야수)를 영입한 뒤 FA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류 감독은 "박종호, 심정수, 박진만 등 FA 선수 3명을 영입해 2005, 2006년 2년 연속 우승했으니 성공한 셈"이라며 "이후 단 한 번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도 기존 선수들을 잘 키워 세 차례 우승을 달성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삼성은 이른바 '화수분 야구'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3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 얼굴이 나와야 하는 법. 류 감독은 17일 퉁이 라이온스전서 깜짝 호투를 뽐낸 박근홍을 예로 들며 "팀에 그런 선수가 계속 나와야 전력 누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까지 삼성의 뒷문을 지켰던 오승환은 해외 무대 진출을 추진 중이다. 팀 전력의 20~30%를 차지했던 오승환의 공백은 안지만이 메울 듯. 류 감독은 "오승환이 빠진 가운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삼성 왕조의 전성기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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