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영입으로 내야 빈자리는 채웠다. 이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은 외국인타자 영입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는 톱타자 외야수와 거포 영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이용규와 이종욱, 그리고 정근우는 놓쳤지만 18일 최준석을 4년 총액 35억원에 영입하면서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롯데의 전력보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한국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규정은 일대 변혁을 맞이한다. 기존 2명 보유(NC는 3명 보유)였던 외국인선수는 내년부터 3명 보유(NC는 4명), 2명 출전으로 바뀌게 된다. 외국인선수 모두를 투수로 채울 수는 없기 때문에, 각 구단은 반드시 한 명씩 외국인타자를 영입해야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부족한 전력을 채울 기회다. 이미 넥센은 내·외야에 포수까지 가능한 선수를 최종 후보에 놓고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롯데는 어떨까. 과거 롯데는 펠릭스 호세와 카림 가르시아라는 걸출한 외국인타자 두 명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에 호세나 가르시아와 같은 거포 외국인타자를 데려올 수 있다면 전력이 한층 강해지게 된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외야수였다. 이번 FA 시장에서 최준석을 영입, 1루수와 지명타자 포지션을 채운 롯데이기에 앞으로 올 외국인타자가 외야수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롯데는 외국인타자 영입에 외야수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영입 실무를 맡고 있는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은 "포지션에 따라 선수를 가려서 영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조건 타자로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조건이라면 포지션을 고려해 외야수를 선택할 수 있지만, 단지 외야수라는 이유만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롯데의 최근 신인선수 선발 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구단에 따라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취약 포지션 선수를 집중적으로 지명하는 일이 적지 않지만, 롯데는 중복 포지션이라 하더라도 기량 순으로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일단 선수의 기량이 우선이고, 포지션 분배는 그 이후의 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부장은 "만약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타자가 1루수라고 해도 영입할 것이다. 최준석이랑 포지션이 겹치지만, 한 명이 지명타자로 가면 될 일 아닌가. 그리고 프로는 기본적으로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살아남는 곳이다. 경쟁에서 이긴 선수는 계속 야구를 하고,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해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김주찬의 KIA 이적 후 롯데는 올해 톱타자와 좌익수 찾기에 집중했다. 김문호와 이승화 모두 김주찬 만큼의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각자의 장점을 발휘하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채웠다.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던 김문호가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 롯데의 불운이었을 뿐이다. 게다가 시즌 막판 기회를 얻은 조홍석도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만약 롯데가 외야 외국인타자를 영입하지 않더라도 자체전력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각 구단은 외국인타자 영입을 위해 미국과 도미니카 등 현지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상황이다.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타자 영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아직까지는 선수 리스트를 검토 중이다. 최종후보가 결정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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