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선택' 윤은혜가 이동건을 향한 자신의 마음에 눈을 떴다. 결국 미래에서 힘들게 과거로 찾아온 자신의 이야기도, 친오빠의 걱정도, 정용화의 진심도, 이미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것.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극본 홍진아, 연출 권계홍 유종선)에서 나미래(윤은혜 분)는 운명처럼 김신(이동건 분) 아나운서에게 빠진 모습이 드러났다. 불법양주 제조 현장 잠입취재를 끝마치고, 방송 작가로서의 입봉에 성공한 직후였다.
지난회 팀 MT에서 김신 아나운서의 "미래를 좋아한다"는 황당 고백은 결국 이날 나미래의 응답으로 완성을 목전에 뒀다. 다만, 그 과정에서 '미래가 왜 김신에게 빠졌나?'라는 설명이 여전히 충분지 않아 보는 이의 공감 형성에는 실패했다.

미래에서 온 큰미래(최명길 분)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말리는 것도, 오빠 나주현(오정세 분)의 간곡한 요청과 부탁도, 누가 봐도 자신을 향해 온 정신을 쏟아붓고 있는 박세주(정용화 분)의 존재도 정해진 선택을 뒤바꾸지 못했다.
타임슬립이라는 주제와 '미래의 선택'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정해진 운명도 노력여하에 따라 바꿀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들은 이제는 슬슬 포기하는 분위기.
"날 이렇게 변하게 만든 사람이 좋다"고 친오빠에게 털어놓는 미래의 한밤 놀이터 고백은 메아리처럼 번졌고, 박세주와의 연결을 원했던 뭇 시청자들은 오빠인 나주현에 빙의해 발길질을 해야만 했다.
이제 작품은 단 5회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 배우들의 호연이 전개의 개연성, 공감대 형성 등의 부재로 인해 가려지는 느낌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남은 5회가 중요하다.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끝내 김신을 택하든, 아니면 난데없이 마음이 뒤바껴 박세주를 택해 미래를 송두리째 뒤바뀌든, 지금 남은 5회에서 절실한 건 시청자들이 납득 가능하고 타당한 이야기 전개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로 시작한 드라마 '미래의 선택'이 그저그런 예측가능한 번한 로맨스물에 그쳐 용두사미형 작품이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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