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멘터리 ‘MBC 다큐 스페셜’이 개와 고양이 등에만 한정돼 있는 반려동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는데 성공했다. 방송 전 우럭이 반려동물이라는 방송인 따루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시청자들을 다소 놀라게 했던 이 프로그램이 반려동물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표현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선사했다.
‘MBC 다큐 스페셜’은 지난 18일 방송된 ‘사람과 동물 반려인생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일명 족보도 없는 보잘 것 없는 말이지만 제주도 어느 할아버지의 부름이라면 멀리서도 달려오는 말부터 주인집 아들이 물에 빠지자 구하기 위해 뛰어든 후부터 수영을 하는 강아지, 천식으로 투병 중에 유일한 친구였던 거북이 등이 소개됐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징그럽게 여기는 파충류 수십마리를 키우는 남자와 횟감으로 들어온 우럭에게 반해 6개월간 ‘뚜루’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키운 KBS 2TV ‘미녀들의 수다’ 출신 따루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따루는 ‘뚜루’가 함께 있던 농어에게 공격을 당한 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일화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남들은 죽었으니 매운탕감으로 먹자고 할 정도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따루는 이미 ‘뚜루’와 교감을 나눈 상태였다.

따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죽은 ‘뚜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단 냉동보관을 하고 있었다. 이 같은 다소 독특하게 보일 수 있는 따루의 애완동물 사랑은 이날 방송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시청자들을 가슴 따뜻하게 만들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살 수 있는 동물이라면 모두 반려동물이 될 수 있다는 파충류를 키우는 청년의 생각부터 눈을 마주치고 유대관계를 쌓았기 때문에 우럭도 반려동물이라는 따루의 이야기는 대중이 가지고 있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사람이 반려동물과의 유대를 통해 가족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강아지 한 마리를 두고 소유권 분쟁이 불거진 두 가족의 끔찍한 반려동물 사랑을 설득력 있게 담으며 단순히 귀엽고 예쁘며 놀잇감으로 키우는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을 꼬집었다. 왜 ‘MBC 다큐 스페셜’이 우럭을 키우는 따루에게 시선을 돌리고 강아지 하나 때문에 법정까지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거북이에게 아침마다 뽀뽀를 하는 40대 여성의 미소를 담았는지 기획의도는 명확하게 전달됐다. 사람과 함께 사는 모든 동물이 반려동물이 될 수 있으며, 이들과 교감하고 유대하며 사랑을 나누는 이들의 행복한 미소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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