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백진희가 당돌하고 괴팍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눈길을 끄는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며 색다른 악녀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는 본격적으로 황후 교육을 받는 연철 승상(전국환 분)의 딸 타나실리(백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타나실리는 원나라 최고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연철의 딸로 미색을 갖췄으나 괴팍한 성격 때문에 좋지 않은 소문이 자자한 인물. 그는 이날 역시 원나라 내명부의 최고 권력자인 황태후(김서형 분)에 당돌하게 맞서는 모습과 황후 교육과정에서 거침없이 드러내는 ‘막가파’ 성격으로 황실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아버지의 권력 아래 ‘오냐오냐’ 귀여움만 받고 자란 타나실리는 엄격한 황실의 규율에 답답함을 표했다. 아침 일찍 깨우는 시종들에게는 짜증을 냈고, 식사시간에는 체통 없이 손으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 교육을 담당하는 독만(이원종 분)으로부터 “체통을 지키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 황후에 걸맞은 걸음걸이를 연습하는 중에는 머리 위에 올려놓은 도자기를 일부러, 연달아 깨버리는 괴팍함을 발휘해 독만과 기 싸움을 벌였다.
그런 중에도 타나실리는 황제인 타환(지창욱 분)이 자신에게 푹 빠졌다고 생각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엉뚱함을 발휘했다. 현재 타환과 타나실리는 혼례를 앞두고 서로를 탐색하고 있는 상황. 타나실리는 타환에게 “진짜 신첩이 황후가 되기를 원하시느냐”라고 물었고, 타환은 “다른 사람이 황후가 되는 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며 타나실리를 기쁘게 했다. 이어 타나실리는 타환에게 꽃으로 마음을 보여 달라며 주문하고 자리를 떴고, 타환은 “궐내의 모든 꽃을 없애버리라”며 짜증을 내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타나실리는 앞으로 황궁으로 들어간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과 대립각을 세울 인물이다.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난폭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때로는 그처럼 막나가는 모습이 치밀하고 표독스럽기만 한 여타 악녀들과는 달라 귀여움을 발휘하는 것도 사실.
백진희는 이처럼 독특한 인물인 타나실리를 제대로 표현했다. 특유의 귀염성있는 외모와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얄미울 수 있는 타나실리를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전작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차분한 역할로 사랑받았던 것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역할을 통해 연기 변신을 제대로 한 듯한 모습. 그가 앞으로 보일 색다른 악녀 연기가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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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