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적과의 동침’ 폐지, 정치예능의 한계 드러냈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1.19 08: 51

JTBC가 야심차게 선보인 정치예능 ‘적과의 동침’이 지난 18일 10회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최근 여야대립이 고조되고 있는 정국을 반영해 결국 ‘적과의 동침’ 폐지를 결정한 것.
‘적과의 동침’은 정치인들이 직접 민심과 소통하는 예능으로 여야를 대표한 국회의원이 한자리에서 짝을 지어 물가와 역사, 민심과 유행 등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는 프로그램. 국회에서 시도 때도 없이 치고 박고 싸우던 여야 정치인들이 한 팀이 돼 퀴즈를 푸는 모습은 꽤 신선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사실에서 나타나는 국회의원들의 대화는 아슬아슬했지만 예능이라는 장르 안에서 풀어내는 이들의 갈등은 묘한 재미를 줬다.

그러나 방송 전부터 우려했던 점이 나타났다. 예민한 정치적 사안을 두고 여야 대립이 고조되고 서로 말을 아껴야 하는 시점에서 양당 국회의원들이 한 프로그램에서 팀이 돼 정치관련 퀴즈 등을 푸는 건 어렵다는 것.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국회 합의를 강조할 정도로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9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 격돌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 ‘적과의 동침’에 출연하는 것은 여야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제작진이 이러한 정국을 감안하지 않고 이들을 끌고 가는 것 또한 무리였다.
한국 정치사에서 60년 넘게 대립을 벌여왔던 여당과 야당이 함께 퀴즈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분명 신선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여야대립은 결국 ‘적과의 동침’도 해소시킬 수 없는 것이었고 이는 국회의원들이 출연하는 정치예능의 한계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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