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식 '차 안에서 급사', 데자뷰였어 [최나영의 연예토피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1.19 09: 01

사상 초유 '죽음 하차' 사전 공지를 알려 논란을 일으킨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의 서우림 하차 신이 임성한 작가의 전작에서도 발견된 설정이라 흥미롭다.
지난 18일 방송된 '오로라공주'에서는 미국에 있는 아들을 보고 돌아온 사임당(서우림 분)이 딸 오로라(전소민 분)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자동차 안에서 잠든 것 처럼 사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사임당은 "피곤하다"라며 눈을 감았다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회상했다. 남편 오대산(변희봉 분)과 행복했던 결혼생활부터 로라가 남편 황마마(오창석 분)를 데려왔던 순간을 떠올렸고, 부잣집 사모님으로 살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갔던 힘들었던 순간도 돌아봤다. 지나온 인생이 말그대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었다. 살포시 눈을 감았던 그는 고개를 옆으로 떨구며 결국 숨을 거두게 됐다.

이 같은 사임당의 죽음 하차는 사전 공지 예방 주사에도 불구,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며 조롱거리가 됐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에 어디서 본 듯한, 이미 본 듯한 느낌인 데자뷰 현상까지 일으켰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장면은 지난 2010년 2월 종영된 임성한 작가의 전작 '보석비빔밥'의 마지막회를 자연스럽게 연상시켰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 치고는 비교적 정상적이었다는 평을 듣는 이 드라마의 마지막회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이태리(홍유진 분)가 딸의 결혼식으로 향하던 중 차 안에서 돌연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
막상 캐릭터가 앓고 있던 알츠하이머와는 다소 동 떨어진 사인으로 죽음을 맞은 것과 함께 딸의 결혼식으로 향하던 중 차 안에서 급사한다는 설정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충격 반전으로 다가갔다.
분위기도 비슷하다. 죽음 전 인생을 돌아보는 온화한 분위기. 태리는 곱게 화장을 한 모습에 "선녀같다"는 칭찬을 듣자 "선녀면 하늘로 올라가야지"라고 말하며 푸른 하늘을 바라봤고, 효심 가득한 며느리 비취(고나은 분)에게는 자신의 옥가락지를 전달하며 앞으로 집안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그는 남편 영국(박근형 분)의 어깨에 기댄 채 갑작스로운 죽음을 맞았다.
남겨진 딸들인 '오로라 공주'의 로라와 '보석비빔밥'의 끝순(최아진)이 갑작스레 운명을 달리한 어머니를 두고 오열한다는 것도 비슷한 모습이다.
이 같은 모습들에 유체이탈과 더불어 차 안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는 설정은 임성한이 선호하는 하차 코드인 것이 아닌지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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