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환-이원석, 두산 다음 보상 선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1.19 10: 27

이번이 세 번째다. 10년 전에는 우완을 데려온 뒤 곧바로 다른 팀의 포수와 맞바꿨고 5년 전에는 내야수를 포함시켜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최준석을 롯데 자이언츠에 내준 두산 베어스는 어떤 보상 선수를 선택할 것인가.
롯데는 지난 18일 두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최준석과 4년 35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미 지난 17일 이종욱과 손시헌의 NC행을 막지 못하며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 11억3100만원을 받게 된 두산은 최준석을 롯데에 내주며 20인 보호 선수 외 1명과 전년도 최준석의 연봉 2배인 2억8000만원을 받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두산이 최준석을 내주고 보상금액만 받을 가능성은 없다. 이미 보상선수를 필요하지 않는 NC에 이종욱과 손시헌을 내줬기 때문에 롯데를 상대로는 반드시 보상선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최근 2년 간 계투진 약화로 인해 고전했던 두산임을 감안하면 선수 한 명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두산이 롯데에 FA 선수를 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 2003시즌 후 두산은 톱타자 정수근이 롯데에 이적한 후 보상선수로 우완 문동환(현 두산 퓨처스팀 코치)을 선택했다. 문동환은 과거 롯데의 에이스였으나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당시 1군 성적은 거의 없던 상황. 그런데 두산은 문동환을 선택한 뒤 곧바로 한화와의 트레이드에 합의해 포수 채상병(삼성)을 데려왔다. 채상병은 공익근무 후 2007시즌 5월부터 1군 전열에 합류해 2008시즌까지 팀의 주전 포수로 뛰었다.
두 번째는 바로 홍성흔 이적 후 이원석을 데려온 것. 포수 보직을 잃고 지명타자로 전향한 홍성흔은 두산과의 재계약 대신 롯데 이적을 선택했다. 당시 외부의 예상은 두산이 롯데 투수를 영입할 것으로 보았으나 두산이 선택한 카드는 바로 내야수 이원석이었다. 그 때도 내야수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평을 받았던 두산이라 롯데는 이원석을 제외하고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작성했으나 두산은 그 허를 찔렀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은 “경쟁 체제 확립을 위해서는 내야수가 많을 수록 좋다”라고 밝혔다.
이원석 선택은 2009시즌 두산에게 더없이 좋은 카드가 되었다. 2009년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현상 속 이원석은 그해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으로 활약했다. 홍성흔도 역대 FA 이적 케이스 중 최고의 활약을 보였으나 이원석도 두산에서 공헌한 바가 대단했다. 주전 3루수 김동주의 노쇠화 속 이원석은 그 수비 공백을 메웠고 올 시즌에는 85경기 3할1푼4리 10홈런 3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선택. 현 상황에서는 두산이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2008시즌에는 선발진이 약했던 데 비해 계투가 강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산의 계투진은 생각보다 더욱 헐거워진 상태. 특히 두산은 올해 좌완 계투 없이 포스트시즌 16경기를 치르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롯데에서도 1군급 좌완이 많지 않은 상태라 모두 보호선수 20인 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이적한 우완 김승회의 복귀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김승회는 선발-롱릴리프-셋업맨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우완이라 올 시즌 김시진 감독이 중용했던 투수다. 따라서 두산이 롯데에서 1군 전력의 투수를 보상선수로 선택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타 팀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KIA의 퓨처스팀 투수 유망주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구위를 갖추고 있다. 2차 드래프트나 FA 보상선수 선택 시 고민이 될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로 두산 투수진을 생각해도 제구가 불안할 뿐 볼 끝 좋은 투수 유망주는 많다. 사실 두산 입장에서는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커주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계투진에서 활용할 만한 투수가 아니라면 두산 입장에서도 롯데에서 어떤 투수를 데려오느냐에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5년 전 이원석을 골랐을 때처럼 두산이 롯데의 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강민호의 재계약과 장성우의 경찰청 제대를 감안하면 포수 용덕한이 친정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을까.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를 지킬 최재훈이 어깨 수술로 인해 전반기 상당 기간 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젊은 포수 박세혁은 상무 입대 예정이라 두산도 포수는 중요하다. 그러나 장성우가 군 보류 선수로 묶여있어 롯데가 용덕한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 주전 외야수 전준우와 손아섭의 병역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감안해 두산이 롯데 전력 약화를 꾀하며 조홍석 등 외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FA 시장은 두산에게 참혹한 결과로 다가왔다. 팀 컬러를 상징하던 세 명의 FA가 모두 이적하며 팬심에 상당 부분 상처가 났다. 그리고 하필 그 중 두 명이 NC로 가며 보상금액만 얻게 되었다. 그나마 최준석이 롯데로 이적하며 어렵사리 보상선수 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 두산은 롯데의 20인 보호선수 외 명단에서 누굴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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