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과 권상우가 전작과 다른 흥행 성적으로 희비가 교차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각각 MBC ‘더킹 투하츠’, SBS ‘야왕’에 출연했던 두 사람은 현재 나란히 MBC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 활약 중이다.
주목할 점은 두 사람의 현재 출연작이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성적을 내며 반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 ‘더킹 투하츠’에서 잠시 주춤했던 하지원은 또 다시 ‘기황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야왕’을 통해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권상우는 ‘메디컬 탑팀’으로다소 씁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원은 지난해 ‘더킹 투 하츠’에서 가상의 배경 속에서 남한의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북한의 특수부대 여자 장교 김항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더킹 투하츠’는 북한 특수부대 여자 장교와 천방지축 안하무인 남한 왕자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세상의 불신, 방해를 딛고 사랑을 키워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멜로 블랙 코미디.

당시 첫 방송에서 높은 시청률로 수목극 1위를 차지했던 이 드라마는 ‘옥탑방 왕세자’-‘적도의 남자’ 등의 경쟁작들에 밀려 끝내 지상파 3사 꼴찌로 종영하는 비운을 맞았었다. 종영 시청률은 전국기준 11.8%(닐슨코리아)로 하지원-이승기의 체면을 살릴만한 수치는 됐지만, 다른 두 드라마와는 약2~3%포인트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며 동시간대 꼴찌 자리를 못박았다.
뿐만 아니라 하지원에게는 ‘더킹 투하츠’의 전작이 30%가 넘는 시청률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SBS ‘시크릿 가든’이었다는 점에서도 그다지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로 볼 수 없었다.
현재 ‘기황후’에서 하지원은 전매특허(?) 남장여자로 변신, 안정감 있는 연기력과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기승냥이 남자에서 여자의 신분을 되찾는 모습이 그려져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빠른 전개와 독특한 캐릭터 등 드라마 자체에 대한 호평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 때문에 하지원의 승승장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권상우는 지난 15일 자신의 팬카페에 “올해는 참 최고시청률 드라마와 최저시청률 드라마를 내가 다하게 됐다. 사람인지라 기운도 좀 빠지고 힘든 스케줄이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거듭되는 최저시청률 경신으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메디컬 탑팀’의 시청률 성적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밝힌 것.
권상우가 출연 중인 '메디컬탑팀'은 시청률 3%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야왕’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했었다. '야왕'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는 여자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의 사랑과 배신, 욕망을 그린 드라마. 당시 표독스러운 주인공 수애와 그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순정파 남자주인공 권상우는 신드롬을 낳을 정도의 인기를 얻었다. 현재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메디컬 탑팀'에 비해 시청률도, 화제성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것.
그러나 권상우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 어찌 사람이 다 잘 될 수 있겠느냐. 흥행의 성적이 두려워 뒷걸음질 치진 않는다"며 "잘 마무리하고 다시 칼을 갈고 상우 스타일대로 나다운 좋은 모습 계획 중이다. 아무쪼록 천상 식구들(팬들) 겨울 잘 지내시고 걱정 말라. 나는 의지의 권상우다. 권상우는 권상우다"라고 의지를 드러내며 팬들을 위로했다.
이처럼 희비곡선이 교차하는 두 배우의 운명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직 '기황후'-'메디컬탑팀' 두 드라마 모두 갈길이 먼 만큼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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