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중형 전기차 'SM3 Z.E.', 환경도 달리기도 '내가 으뜸'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3.11.19 17: 04

 전기자동차는 그 동안 만나왔던 가솔린이나 디젤로 달리는 자동차들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가진 녀석이다. 엑셀을 밟으면 속도가 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멈추는 것은 똑같지만, 가장 큰 한가지가 다르다. 바로 배기가스다. 전기차는 대기오염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그런 착한 녀석이다.
시동을 걸어도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달리 '으르렁'이 없는 르노삼성의 ‘SM3 Z.E.’은 경쟁사들의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처럼 탑승자들로 하여금 정적을 느끼도록 했다. 엑셀을 밟자 '위이잉~'하고 모터 소리가 나는데, 친환경 보다는 미래형 자동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르노삼성의 'SM3 Z.E.'는 제로에미션과 함께 4인승 준중형 세단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경쟁사들의 전기차는 소형뿐이어서 활용도에 있어 세단보다 제한적이며 무엇보다도 한국 소비자들은 세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SM3 Z.E.'는 리어의 테일램프로 스스로가 전기차임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존 'SM3'와 달라진 점은 브레이크등과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130mm 길어진 후측뿐이다. 그런데도 'SM3 Z.E.'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로 변경됐다는 리어램프는 격자무늬로 인해 잠자리의 눈처럼 보이기도 해 뒤에서도 ‘SM3 Z.E.’가 친환경 자동차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바람을 형상화한 것 처럼 보인다.
내부도 기존 모델과 전부 동일하나, 계기판에 전기자동차로서 에코 주행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나뭇잎 그래픽과 회생 제동 여부, 그리고 주행가능거리가 표시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수석 글로브 박스 위에 포인트로 들어간 하늘색의 무늬가 마치 비닐을 씌운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한다는 ‘SM3 Z.E.’는 힘차게 출발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조용한만큼이나 부드러운 감각을 뽐냈다. 요조숙녀 같은 첫인상은 속도감을 즐기는 운전자들로 하여금 친환경차에 걸맞은 운전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빠른 습득을 채찍질하는 것 같았다.
 
요조숙녀 같았던 ‘SM3 Z.E’의 모습은 에코모드를 노멀로 바꾸자마자 돌변했다. 시승을 함께 한 다른 ‘SM3 Z.E.'가 같은 도로 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내연기관의 차량들을 추월하며 속도를 내자 마음이 동해 엑셀을 밟았다.
그런데 분명히 속도를 올리고 있는데 속도가 오르지 않아 엑셀을 풀로 밟았음에도 ‘SM3 Z.E’는 미동도 않고, 100km/h 이상으로 절대 속도를 오르지 않았다. 이는 에코모드와 노멀의 차이였다. 에코모드를 풀자마자 ‘SM3 Z.E.’는 스스로가 답답했던지 최고 속도 135km/h를 넘겨 139km/h까지 속도를 올리며 달리기 실력을 뽐냈다.
제주도 중문단지부터 공항근처까지 약 120분이 소요되는 시승코스를 모두 달리고 나자 ‘SM3 Z.E.’의 주행가능거리는 35km를 기록하고 있었다. 회생 제동 시스템으로 내리막길에서는 열심히 배터리를 재충전한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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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중인 'SM3 Z.E.', 차량의 스마트키로 잠금을 풀어야만 다른 운전자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환경부에서 무료 충전을 지원한다(가운데). 퀵드롭 서비스로 배터리 교환 중인 'SM3 Z.E.', 총 10분 정도 소요된다(마지막)./ 르노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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