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레오(23)의 괴력을 앞세운 삼성화재가 우리카드의 끈질긴 저항을 뚫고 선두 자리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레오가 홀로 42점을 쏟아 붓는 대활약을 펼친 끝에 3-0(25-23 30-28 25-18)로 이겼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삼성화재(승점 11점)는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승점 10점)을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돌풍의 핵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카드(승점 9점)은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외국인 선수 숀 루니가 대표팀 차출로 빠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던 우리카드였다. 그러나 이미 루니 없이도 대한항공이라는 거함을 잡은 경험이 있는 우리카드는 최강자 삼성화재를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레오의 괴력은 이런 우리카드의 분전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레오의 날이었다.

1세트부터 팽팽했다. 삼성화재가 레오의 맹활약을 앞세웠다면 ‘거포’가 없는 우리카드는 최홍석 김정환이 고르게 공격을 책임지며 따라붙었다. 23-23까지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하지만 막판 해결 능력은 역시 레오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위였다. 레오는 20점 이후에만 3점을 뽑아내며 최고 외국인 선수다운 위용을 뽐냈다. 결국 삼성화재가 1세트를 25-23으로 가져갔다.
2세트에서도 레오의 괴력은 빛났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한 쪽 날개가 빠졌다. 그러나 레오는 위기의 삼성화재를 홀로 이끌었다. 14-17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3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순식간에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로도 원맨쇼였다. 레오가 분전한 삼성화재는 22-24로 뒤진 상황에서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레오의 후위 공격으로 세트를 듀스로 몰고 갔다.
듀스 상황에서 레오는 총 4득점을 올리며 우리카드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28-28에서 레오의 후위 공격으로 리드를 잡은 삼성화재는 안준찬의 공격을 이선규가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레오는 2세트에만 20점을 올렸다. 성공률은 무려 74.07%에 달했다. 다른 선수들이 1경기에서 낼까 말까한 점수를 한 세트에 올리는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2세트 듀스 접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리카드의 기를 꺾은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안정을 되찾았다. 전체적인 선수들이 한결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8-4까지 앞서 나갔다. 이날 경기 들어 가장 여유 있는 점수차였다. 16-10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작전타임을 맞은 삼성화재는 이후에도 레오의 확률 높은 공격으로 고삐를 당겼고 김이 빠진 우리카드는 더 이상 저항하지 못했다.
레오는 이날 3세트만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2점을 기록하며 최고 외국인 선수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70.17%에 달했다. 높은 타점과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우리카드의 블로킹과 수비벽을 무너뜨렸다. 박철우가 6점으로 부진했으나 중앙의 이선규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1점을 보탰다.
반면 대한항공을 격침한 기세를 대전까지 몰고 온 우리카드는 루니가 빠진 상황에서도 최홍석(20점) 김정환(9점) 안준찬(8점) 신영석(7점) 등 국내 선수들이 고루 분전했으나 승부를 결정지어줄 거포의 부재를 실감하며 아쉽게 졌다. 최홍석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맹활약했지만 레오 앞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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