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동부 감독이 6년 만에 돌아온 프로농구 코트에서 또 다시 11연패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충희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인천 전자랜드에게 71-84로 무릎을 꿇었다. 동부는 불명예스러운 구단 최다연패기록이 11연패로 늘어나게 됐다.
경기 전 동부 선수들은 홈팬들 앞에서 연패를 끊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동부는 박지훈, 김봉수 등 그 동안 뚜렷한 활약이 없었던 선수들까지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세했다. 외국선수 허버트 힐과 김주성의 공백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림을 사수하며 리바운드에서도 앞섰다.

문제는 4쿼터였다. 승부처에서 동부는 리카르도 포웰(27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정영삼(15점, 3점슛 3개)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했다. 특히 종료 3분을 남겨두고 포웰과 차바위에게 연속 3점슛을 얻어맞은 것이 치명타였다. 이충희 감독은 전면강압수비를 지시했지만 이미 승부는 넘어간 뒤였다.
이충희 감독은 지난 2007년 오리온스 사령탑시절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당시 11연패를 당한 이 감독은 시즌 4승 22패의 저조한 성적의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당시에도 팀의 리더였던 김승현이 부상으로 빠지고 외국선수 리온 트리밍햄과 칼튼 아론이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10연패를 당한 뒤 “답이 없다”던 이충희 감독은 또 다시 팀에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4승 12패의 동부는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구단도 더 이상 이충희 감독을 신임하기 어려워진다. 동부는 앞으로 22일 KT, 24일 SK, 28일 LG와 상대한다. KT를 잡지 못하면 연패가 더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쉬쉬했던 이충희 감독의 경질설 역시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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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