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전] 기성용-박종우, 중원 MF의 부조화...공·수 모두 악영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11.20 00: 58

기성용(24, 선덜랜드)과 박종우(24, 부산)의 중원 미드필더 조합이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최근 A매치 2연승이 중단됐고,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원정경기서 패배하게 됐다. 또한 2013년 마지막 A매치를 패배로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과 박종우를 중원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지난 15일 스위스전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던 기성용-장현수 조합에서 변화를 준 것.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공격적인 선택이었다. 본래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인 장현수보다 박종우가 공격 전개 만큼은 매끄럽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하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과 수비 모두가 약해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기성용과 박종우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스위스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박종우가 장현수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공격을 보조해야 했지만 두 역할 모두 애매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안정되지 않았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좌우 풀백 박주호와 신광훈에게 과감한 오버래핑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소속팀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박주호는 문전까지 침투해 슈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격진에게 힘이 되는 오버래핑이었다. 문제는 박주호가 오버래핑을 나간 틈을 메워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한국의 측면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공격 전개를 차단하자마자 측면으로 침투했다. 이미 하프라인을 넘은 풀백들은 러시아의 침투를 차단하기 힘들었다. 기성용과 박종우의 커버 플레이도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측면은 힘이 없이 무너졌다.
수비가 안정되지 않자 공격도 흔들렸다. 기성용과 박종우가 치고 올라가지 못하자 최전방과 2선의 간격은 넓어졌다. 간결한 패스 플레이가 펼쳐질 수 없었다. 게다가 시차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는 한국 선수들을 짓눌렀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특히나 유럽-한국-중동을 이동해 역시차에 걸린 기성용을 후반 21분 고명진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기성용과 박종우를 동시에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의도는 확실하다. 기성용-장현수 조합도 좋았지만 서로의 역할이 명확한 만큼 겹치지는 않았지만 기성용에게 의존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의존도를 박종우에게 덜어 수비는 더욱 두텁게, 공격은 더욱 날카롭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호흡은 완벽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중원 미드필더의 조합이라는 숙제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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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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