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전과 러시아전에서 전혀 달랐던 경기력. 도대체 불과 며칠 사이에 한국 축구대표팀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최근 A매치 2연승이 중단됐고,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원정경기서 패배하게 됐다. 또한 2013년 마지막 A매치를 패배로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불과 4일 전에 열렸던 스위스전과 전혀 다른 내용과 결과였다. 스위스전에서 활발한 공격과 안정된 수비로 2-1 승리를 거머쥐었던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다. 스위스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랭킹 7위로 러시아(19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는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 선수 구성
선수 구성이 경기력을 바꾸었다. 홍명보 감독은 스위스전과 비교해 5명을 선발 명단서 교체했다. 공격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김보경에서 이근호로, 중원 미드필더는 장현수에서 박종우, 좌우 풀백은 김진수와 이용에서 박주호와 신광훈, 골키퍼는 김승규에서 정성룡으로 바꿨다. 공격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중원에서부터 어긋남이 보였다. 기성용과 박종우는 플레이 스타일이 겹침에 따라 역할 배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수비가 약해졌고, 좌우 풀백의 공격성을 보완해줄 커버 플레이도 부족했다. 골키퍼 정성룡의 아쉬운 실수도 지적을 피할 수 없다.
▲ 첫 원정경기
스위스전은 편한 경기였다. 비록 선수단의 일부인 해외파가 장거리 비행을 하고 넘어왔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점이 많았다. 게다가 스위스는 경기 전날 아침에서야 입국했다.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스위스는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고, 한국은 가벼운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전은 전혀 달랐다. 스위스전 직후 아랍에미리트(UAE)로 넘어한 한국은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에 힘들어 했다. 특히 해외파들은 두 번의 시차 적응, 역시 피곤한 모습이 확연했다.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러시아는 이미 세르비아와 평가전 때문에 일찌감치 시차 적응을 한 만큼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 위협적이지 못한 백업
홍명보 감독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급격하게 떨어진 선수들의 체력과 전술의 변화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전과 후반전 경기 내용은 큰 차이를 보였다. 전반전이 백중세에 가까운 접전이었다면, 후반전은 러시아에 완벽하게 주도권을 빼았겼다. 남태희를 비롯해 김보경, 고명진, 지동원 등을 투입해 기회를 엿봤지만, 이렇다 할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켜보는 이들로서는 벤치로 물러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합이 그리울 뿐이었다. 게다가 호흡도 맞지 않아 러시아에 역습을 허용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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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