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세대 교체 바람 거세진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1.20 06: 44

내년 들어 삼성 라이온즈 포수의 세대 교체 바람이 더욱 거세질 분위기다.
삼성의 6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안방마님' 진갑용보다 이지영과 이정식이 안방을 지키는 비중이 크게 증가할 듯. 진갑용은 아시아 시리즈 3경기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진)갑용이 나이도 나이지만 이지영과 이정식으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언제까지 갑용이만 바라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아시아 시리즈를 계기로 포수의 세대 교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지영은 올 시즌 류 감독이 점찍은 키플레이어. 지난해 5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리(135타수 41안타) 13타점 10득점으로 성공 가능성을 엿보인 이지영은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류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지난해까지 윤성환과 배영수의 선발 등판 때 포수 마스크를 쓰거나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던 이지영을 중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지영은 올 시즌 113경기에 출장, 타율 2할3푼9리(268타수 64안타) 18타점 27득점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율은 2할3푼9리.
류 감독은 "이제 포수를 키워야 한다. 이지영이 올 시즌 잘 해줬다. 올해 60% 정도 소화했는데 내년에는 70% 이상 소화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류 감독은 "포수로서 송구 능력도 중요하지만 투수 리드와 상대 타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포수는 해야 할 게 정말 많다"고 덧붙였다. 이지영에게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진갑용의 계보를 이을 포수 가운데 이지영이 가장 앞선 상태. 하지만 그가 주전 포수로 낙점된 건 아니다. 삼성의 안방이 더욱 탄탄해지기 위해서는 무한 경쟁 체제가 형성돼야 한다. 올해 들어 이지영에게만 출장 기회가 제공되는 분위기다. 투수들의 선호도가 높은 채상병과 이정식 그리고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김동명 또한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무한 경쟁이 주는 효과는 크다. 자칫 하면 느슨해질 수 있는 이지영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채상병, 이정식, 김동명 등 다른 포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면서 가능성을 점검하고 동기 부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팀 전력이 강해진다.
삼성이 1990년대 초중반 포수난에 허덕였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세대 교체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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