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스타트’ kt의 애리조나 캠프 구상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0 06: 17

긴 훈련이 끝난 것 같은데 다시 훈련이 시작된다. 프로야구 10구단으로 발을 내딛은 kt 위즈가 첫 합동훈련에 이어 첫 해외 전지훈련길에 오른다. 조범현 kt 감독의 구상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7일까지 남해에서 합동훈련을 소화한 kt 선수단은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짧은 휴식을 취했다. 캠프 당시 선수들이 “이 기간 중에는 무조건 자면서 쉬겠다”라고 했을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체력을 집중적으로 연마해 프로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초 체력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조범현 감독도 “처음에는 엄청 힘들어했던 선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버티더라”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조 감독이 남해캠프에서 세웠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이 됐다. 체력도 조금씩 올라오는 추세고 가장 중요했던 팀 분위기 정립도 코치들의 가세와 함께 잡혀가고 있다는 게 조 감독의 평가다. 하지만 조 감독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웃었다. 아직 아마추어의 티를 벗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선수들을 당장 2015년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조 감독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리조나 캠프는 큰 중요성을 가진다. kt는 20일 오후 출국해 내년 2월 11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을 한다.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0명, 그리고 선수단 36명 등 총 46명이 장장 83일 동안 땀을 흘린다. 다른 팀에 비하면 거의 두 배의 일정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 시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최대한 많은 훈련, 그리고 훈련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밖에는 답이 없다.
남해캠프가 체력에 위주를 뒀다면 애리조나 캠프는 조금씩 구체적인 틀을 만드는 공간이다. 조 감독은 기존의 기초 운동을 계속하는 동시에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구상을 설명했다. 남해캠프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전술·작전 등 kt의 뼈대가 될 기초공사가 시작된다. 조 감독은 “기술적 보완은 당연하다. 여기에 전술 정리, 공격 쪽에서는 작전 수행 등 팀 플레이 정비를 위주로 캠프가 진행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포지션을 확실하게 잡으려는 노력도 계속된다. 아마추어 시절 특정 포지션에서 아무리 잘했던 선수라도 프로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엄연히 다른 법이다. 이미 몇몇 선수는 프로에서 좀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포지션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작업은 계속된다. 선수의 가능성을 키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스페셜리스트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기도 하다.
2월 11일까지 훈련이 끝나면 kt는 곧바로 대만에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여기서는 애리조나 캠프에서 갈고 닦은 전술 및 작전을 실전에서 테스트하게 된다. 경기 감각을 키우고 수준 높은 경기력에 대한 적응도 병행한다. 조 감독은 “2015년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1군에서 뛸 수 있게 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면서 “망신을 당해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조련을 예고했다. kt의 원석들이 애리조나에서 조금씩 빛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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