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전 2실점' 정성룡만의 문제일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1.20 10: 07

홍명보호가 러시아전서 2골을 실점했다. 수문장 정성룡(수원)은 현재 비난을 받고 있다. 러시아 언론을 시작으로 네티즌들 반응까지 좋지 않다. 과연 러시아전 실점이 정성룡만의 탓일까?
한국(FIFA 랭킹 56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끝난 러시아(19위)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서 1-2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6분 만에 김신욱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전반과 후반 한 차례씩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홍명보호의 선발 라인업을 놓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홍 감독은 스위스전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 대신 경험이 풍부한 정성룡을 선택했다.

정성룡은 결과적으로 수장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만회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다. 정성룡이 길게 손을 뻗었지만 허사였다. 공은 그의 손을 맞고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피오도르 스몰로프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러시아 언론은 정성룡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스포르트-익스프레스는 "한국의 골키퍼(정성룡)가 잘못된 위치선정을 하는 실수를 범했다. 1m 근처에 있던 스몰로프는 쉽게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면서 정성룡의 실수를 지적했다. 이어 "후반전 타라소프가 실수를 만회하는 결승골을 터트려 러시아에 승리를 안겼다"고 전했다.
정성룡은 "크로스를 쳐내거나 잡기가 쉽지 않았다. 공도 길게 나가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서 크로스가 왔고 내가 부족했다. 첫 실점으로 많이 배웠다"며 "두 번째 실점은 세트피스에서 내 앞에 한 명이 서 있어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빨리 뜨질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그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근 부진은 나도 참 모르겠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는데 안 따라주는 거 같다. 산이라도 올라가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는 정성룡은 "누구나 굴곡은 있다고 본다. 조급해하는 것보다는 쓴 보약으로 생각하고 한 단계 성장하겠다"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임을 내비쳤다.
현재 정성룡은 네티즌들의 반응까지 나오면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판단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비판만 나오고 있는 상황.
홍명보 감독은 정성룡의 실수 뿐만 아니라 수비진에 대한 문제점도 나타냈다. 홍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집중력이 결여 돼 있었다. 첫 번째 골 같은 경우는 상대 공격이 특별히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조금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분명 정성룡의 실수도 있었지만 실점 상황에서는 수비진의 혼란이 더욱 문제점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두번째 실점 상황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미 완벽한 헤딩 기회를 내줬기 때문에 정성룡의 실수라고 몰아부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정성룡에 대한 평가는 홍명보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몫이다. 인신공격적인 평가는 오히려 대표팀에 분란만 일으키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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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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